관세 충격 속 크로거 사상 최고가 경신
미국 내 사업 비중으로 관세 영향 최소화
골드만삭스의 '둔감 포트폴리오' 포함돼
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 전략과 수익성 보호
이 기사는 4월 7일 오후 5시00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많은 투자자가 이러한 충격에 덜 영향 받을 종목을 찾고 있다. 미국 내 사업 비중이 크거나 강한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거나 수입품 의존도가 낮은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월가에서 관세 영향에 더 잘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 중 하나인 미국의 식료품 유통업체 크로거(종목코드: KR)는 4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71.93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업계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덜 의존하는 만큼 관세 충격에 비교적 강한 부문으로 여겨진다.
골드만삭스는 크로거를 외부 충격에 덜 민감한 '둔감 포트폴리오' 목록에 넣고 매수를 추천하는 반면 1일 멜리어스 리서치는 회사 내부적으로 리더십 부재와 소송 리스크 등 여러 위협을 지적하며 크로거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크로거에 대한 엇갈린 투자 전망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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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거 매장 [사진=블룸버그] |
월가에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부과에 따른 시장 하락 속에서 헬스케어, 유틸리티, 소비 필수품 섹터가 상대적으로 관세 충격에 덜 민감하다고 분석한다. 소매 섹터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유망하다고 보는 슈퍼마켓 종목으로는 크로거(KR)와 BJ's 홀세일 클럽 홀딩스(BJ) 등이 꼽힌다. 이들 식료품 유통업체들은 아시아로부터의 수입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할인 전문 소매업체인 TJX(TJX)와 로스 스토어(ROST)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은 다른 소매업체들로부터 시즌이 지난 제품을 사들여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만큼 관세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다. 주택 개량 업체 중에서는 건축 자재 업체 홈디포(HD)와 건축용 페인트와 산업용 코팅제품을 판매하는 셔윈-윌리엄스(SHW)가 가격 결정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평가된다.
이 중에서도 크로거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을 시장 변동성으로부터 보호할 주식으로 추천한 종목이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연말 S&P500 목표치를 이전 6200에서 5700으로 낮추면서, ① 지난 10년간 평균 이상의 어닝 성장 안정성을 보이고 ② 건전한 평균 어닝 전망을 보유하며 ③지속적인 시장 변동성을 이끄는 주요 테마 요인과 낮은 양의 상관관계 또는 음의 상관관계를 가진 러셀 1000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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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거 매장 [사진=블룸버그] |
골드만삭스가 무역 및 관세, 인플레이션, 성장에 대한 모든 우려에 가장 적게 반응할 것으로 전망한 이른바 '둔감 포트폴리오(Insensitive Portfolio)'에 포함시킨 주식에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제공업체 암독스(DOX), 의료기기 업체 보스턴 사이언티픽(BSX), 뱅크 오브 뉴욕 멜론(BK), 퍼시픽 가스 & 일렉트릭(PCG), 비바 시스템즈(VEEV), 인컴퍼스 헬스(EHC) 그리고 크로거 등이 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중순에도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피하고 미국 내 판매에 의존하는 기업을 담아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부터 대체로 격리된 '국내 판매(Domestic Sales)' 종목을 공개했다. 여기에도 미국 외 지역에서 매출이 0%인 거대 통신사 버라이즌(VZ)과 T-모바일(TMUS), 주택 개량 업체 로우스(LOW)와 주택 건설 업체 D.R. 호튼(DHI)과 함께 크로거가 포함됐다.
파이퍼 샌들러는 펀더멘털이 더 강하고 리스크가 적은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며, 해당 주식 중 하나로 크로거를 꼽았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칸트로위츠 애널리스트는 현재 경제 환경에서 시장수익률을 앞지르는 성과를 낼 수 있고 미국 회사채 리스크 스프레드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기업들을 추려냈다. 이들 기업에는 크로거와 함께 울타 뷰티(ULTA), 달러 제너럴(DG), 헤스(HES), 메트라이프(MET),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MO), 페이첵스(PAYX), 퀄컴(QCO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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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거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갈무리] |
1883년 바니 크로거가 설립해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크로거는 대부분의 상품을 국내 공급업체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다. 3월 초 크로거 경영진은 해외 비중이 작아 수입 관세의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밝힌 바 있다.
크로거의 토드 폴리 임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크로거가 관세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다면서도 "국내 소매업체로서 크로거는 일부 경쟁업체에 비해 국제 관세에 덜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폴리는 관세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분야로 크로거의 농산물 사업을 꼽으면서도 농산물에도 엄청난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일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444억달러인 크로거의 주식은 최근 시장수익률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 뉴욕증시의 벤치마크인 S&P500지수가 연초 이후 13.73% 하락하고, 1년 전보다 2.50% 후퇴하는 사이 크로거 주가는 연초 이후 9.86% 상승하고, 1년 전과 비교하면 17.22% 전진했다. 지난해 말 경쟁사 앨버트슨(ACI)과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이를 리스크 해소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 강세 흐름에 힘을 보탰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