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관련 우려의 시선 잘 알아"
"소수자·사회적약자 목소리 귀 기울이겠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마은혁 신임 헌법재판관이 9일 "대한국민이 보여주신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헌신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소는 민주주의에 대한 어떠한 도전도 능히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마 재판관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전 세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과 승복의 미덕을 갖춘 성숙한 시민의식에 감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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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마은혁 신임 헌법재판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04.09 choipix16@newspim.com |
마 재판관은 일각에서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점을 언급하며 "재판관 임명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 우려하시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오로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가치들인 국민주권주의,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사회국가원리 등 헌법의 기본원리만을 기준으로 삼아 헌법을 해석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 재판관의 취임식에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해 8명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참석했다.
마 재판관은 8명의 재판관들을 향해 "저의 숨길 수 없는 존경의 마음을 대한국민과 여덟 분 헌법재판관님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구성원들에게 머리 숙여 말씀드리고 싶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러면서 마 재판관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애정, 배려를 바탕으로 하여 다수의 견해를 존중하되 맹종하지 않고,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치우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마 재판관은 "1987년 시민항쟁을 통하여 나타난 국민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여 현행 헌법이 탄생하였고, 헌법재판을 담당하는 독립된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1988년 출범하였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헌법재판소는 수많은 결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지켜나가야 할 헌법적 가치를 선언함으로써,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로 굳건하게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그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통하여 추상적이던 헌법 문언들의 의미가 구체화되었고, 회색빛으로 보이던 헌법의 문언들에 약동하는 푸르른 생명력이 불어넣어졌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 제시된 헌법적 원리와 가치가 입법, 행정, 사법 등 모든 국가 활동의 기준으로 작동하게 되었고, 정치적 다툼이 그 궤도를 따라 진행하게 되었으며, 사회통합의 견인차가 되었다"고 했다.
마 재판관은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기후위기·젠더 문제 등을 지적하며 "헌법에 따른 문제 해결의 기준이 도출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마 재판관은 "제가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존경하는 선배 재판관님을 비롯한 헌법재판소 구성원 여러분께서 부족한 저에게 지속적인 애정과 관심으로 충고와 격려를 해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그 동안 저를 아끼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들과 취임식에 참석하여 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