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진행, "SK텔레콤 책임 있는 조치 촉구"
유심칩 교체 대란 속 피해자 불만 고조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최근 SK텔레콤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로 인해 가입자들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집단소송 및 국민청원 등 집단 대응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네이버 카페에는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집단소송 카페'가 개설돼 하루 만에 가입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섰다. 이 카페는 "유심 정보는 단순한 통신정보가 아니라 복제폰 개통, 보이스피싱, 금융 사기 등 심각한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집단소송을 통해 권리를 되찾겠다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카페 측은 "현재 법무법인 선정을 진행 중이며, 집단소송 참여 의사를 접수받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불매운동 준비"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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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 홈페이지 안내] |
피해자들은 또 별도 홈페이지(SKT 유심 해킹 공동대응)를 개설하고,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청원은 SK텔레콤의 책임 있는 대응과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책 마련을 요구하며 5만 명 동의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민원 제기와 관련해 별도의 설문조사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운영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피해자 대응 홈페이지에서는 "유심칩 해킹은 단순한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휴대전화 번호까지 도둑맞은 상황"이라며, 유심 교체와 추가 인증수단 사용, 주요 계정 비밀번호 변경 등을 권고하고 있다. 피해 대응 매뉴얼에서는 "단순한 유심 보호서비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특히 IMEI(단말기 고유번호)까지 유출됐을 경우 기기 교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4일 공식 발표를 통해 가입자 식별번호(IMSI), 휴대전화 고유번호(IMEI), 유심 인증키 등 주요 정보가 해킹돼 외부로 유출된 사실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이용자들의 금융, SNS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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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회 국민청원 캡처] |
이러한 가운데 SK텔레콤은 27일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28일부터 전국 2600여 곳 T월드 매장에서 유심 무료 교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라인 예약 신청도 함께 받는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 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5월 말까지 추가로 500만 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 외에도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권장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유심 복제 및 부정 사용을 차단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SK텔레콤은 가입 고객에 대해 피해 발생 시 100%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전체 가입자 약 2300만 명 중 24%에 해당하는 554만 명이 가입을 마친 상태다.
또한 SK텔레콤은 비정상 인증 시도를 차단하는 FDS(이상탐지시스템)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해킹으로 인한 구체적인 2차 피해 사례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심칩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이 대리점 앞에 길게 줄을 서거나 헛걸음을 하는 등의 혼란이 빚어지면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불만과 비판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와 관계 당국은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SK텔레콤의 대응이 미흡하고, 정확한 피해 범위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