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기사, 학교급식조리사, 배달라이더 등 노동자 만나
"노동강도, 보수 수준 생각보다 심각…최소보수제 논의해야"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일 비전형(특수한 근로형태) 노동자들과 만나 "노동법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전부 방치되신 경향들이 있다"고 위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배달라이더 및 택배기사 등 비전형 노동자 6명과 만난 자리에서 "노동법이라는 보호장치가 엄격하게 하나의 장소에서 고용계약을 맺고 지휘에 따라 일하는 사람만 노동자로 규정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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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책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5.01 yooksa@newspim.com |
그는 "실질적으로는 지휘 관계인데 형식적으로는 독립된 관계라서 노동자로 보호를 못 받는 게 있다"며 "이런 경우 일부 국가는 노동자로 인정을 하자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좀 늦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택배 기사로 근무 중이라는 최낙현 씨는 이 후보에게 업무 과중을 호소했다. 그는 "저희 기사들끼라 한 번 노동시간을 체크해보자고 해서 평균 노동시간을 확인해 봤다"며 "제일 오래 일하는 기사가 주 80시간을 일 하더라"고 설명했다.
최 씨는 "한 업체가 365일 배송을 하니 타 배송사도 주 7일을 시작했다"며 "이런 상황들이 과로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4.5일제를 추진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저희는 노동시간 제한, 주5일제 휴식권과 건강권 보장 정책들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학교급식조리사로 근무 중인 이윤자 씨는 '방학중 비임금' 문제를 꺼냈다. 1년 12개월 중, 방학에 해당하는 2.5개월은 보수가 지급되지 않고, 겸직도 금지라는 부분을 성토했다.
이 후보는 이같은 부분을 듣고 놀라 이 씨에게 "정식 고용관계인데 보수가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 씨는 이에 "학교에 애들이 오지 않는다는 이유"라고 답했다.
이 후보가 "보수가 없는 기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이 씨는 "2.5개월 정도 된다"며 "서울의 학교 12%가 결원이 있는데, 학교 급식소에 오려는 분들이 더 줄 고 있다. 아파서 쉬어야 하는데 일 할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후보는 "오늘 여기 오신 분들의 말을 들어보니 노동강도나 시간당 보수의 수준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독립사업자 형식으로 사장님이라고 불러주는 조건으로 최저임금도 안 주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제가 오늘 노동 공약을 발표하며 최소보수제를 써놨다가 충분히 논의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뺐다"며 "어떤 형태의 일을 하던 간에 최저임금이 있는 것 처럼 최소한의, 일정량의 보수를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사회보험을 설계할 때 최소 이정도 소득은 얻는 것으로 설계를 하자는 구상이었는데, 아직은 이른 거 같아서 보류를 시켰다"면서도 "그런데 이제는 논의가 필요한 거 같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정도 보수는 줘야한다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pc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