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기시간 감소·예매 전환까지 이끄는 AI 진화
제주항공 하이제코 상담 165%↑…전화 문의 18%↓
고객 응대 넘어 '항공 플랫폼 전환' 꿈꾸는 항공업계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인공지능(AI) 기반 챗봇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며 고객 응대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전화 중심이었던 기존 고객상담 시스템이 AI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반복적인 문의에 대한 응답 효율을 높이고 항공권 판매로 이어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 |
대한항공 챗봇 '대한이' [사진=대한항공] |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 AI 챗봇을 연동해 고객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AI 챗봇 '대한이', 아시아나항공은 '아론', 제주항공은 '하이제코', 진에어는 '제이드', 이스타항공은 '별이', 에어프레미아는 '채널톡'이라는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챗봇은 항공권 예매, 일정 변경, 수하물 안내, 마일리지 확인 등 자주 묻는 질문에 자동 응답하며 상담원 연결 없이 대부분의 기본적인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성수기나 항공편 취소 등으로 상담 수요가 몰릴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는 특성상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산업이어서 매일 수많은 문의가 반복된다"며 "AI 챗봇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질문에 신속하게 응답해주기 때문에 고객 대기시간이 줄고, 인건비와 운영비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챗봇 이용자가 항공권을 구매하는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제주항공 생성형 AI 기술 기반 고객상담 챗봇 서비스 '하이제코(HI JECO)' [사진=제주항공] |
실제 챗봇 도입 이후 고객센터에 직접 걸려오는 전화 건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챗봇을 통한 문의 건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하이제코 상담 건수는 16만870여 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700여 건) 대비 약 165% 증가한 수치다. 반면 고객센터를 통한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만2630여 건 대비 18.4% 감소한 20만6130여 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티웨이항공사도 챗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AI 챗봇 서비스가 없지만, 시스템 구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항공사들은 관련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한항공은 2020년 3월 도입된 '대한이'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확대 적용하기 위해 지속 검토 중이다. 공개 시점은 미정이지만, 기술적 가능성 및 효과를 평가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이외 다른 항공사들도 기능 개선을 위해 연구 중이다.
AI 기반 고객 응대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항공사들의 적극 도입 배경이다. 시장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한 CS 시장은 2033년 4405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24% 성장하는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 환경이 확산되면서 AI를 통한 비접촉 고객 응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항공업계는 향후 챗봇을 단순 상담을 넘어 항공사 전체 서비스 플랫폼의 일부로 통합해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항공권 검색, 결제, 수하물 사전 신청, 기내식 선택, 현지 정보 안내 등까지도 챗봇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항공사들은 AI 챗봇을 통해 항공권 예매와 같은 구매 행위까지 가능해지면 고객 응대 도구를 넘어 새로운 수익 창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 챗봇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채널"이라며 "챗봇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객이 필요한 정보와 개인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상담 채널로서의 주요 역할을 할수 있도록 고도화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