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가 아르헨티나의 외환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달러 유동성을 제공한다고 9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워싱턴DC를 방문한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 등 아르헨티나 대표단과 함께 지난 4일 동안 집중 회의했다"면서, 회담 후 미국 재무부가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달러(약 28조 5000억 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아르헨티나는 극심한 유동성 부족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아르헨티나의 건전한 재정 전략을 지지하고 있지만,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라며 "그래서 오늘 우리는 직접 아르헨티나 페소를 매입했다"고 알렸다.
미국의 이번 직접 매입 조치는 이례적 지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긴축 개혁 노선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된다.
베선트 장관은 "아르헨티나가 비대한 국가의 짐을 덜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지출을 멈춘다면 위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밀레이 정부의 개혁 성공은 전 세계 금융시스템에도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아르헨티나 인구의 약 40%가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이달 26일 중간선거에서 의석이 줄어들 것이란 밀레이 정부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동맹인 밀레이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돕고 싶어서란 해석이 우세하다.
베선트 장관은 또 "아르헨티나 지도자"가 오는 14일 백악관 집무실을 찾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밀레이 대통령 간 회담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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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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