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19일(현지시간) 아침 절도단의 표적이 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9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19일 오후 4시 30분)경 발생했다. 얼굴을 복면으로 가린 4명의 절도범은, 루브르 박물관 경비원들을 위협한 뒤 범행에 착수했다.
이들은 크레인을 이용해 2층 창문을 부수고 프랑스 왕관 보석 컬렉션이 전시된 루브르 박물관의 '갤러리 드 아폴론' 내부로 침입, 총 9점을 노렸고, 이 중 8점을 훔쳐 오토바이로 달아났다.
나폴레옹 3세의 황후였던 오이제니의 왕관은 도주 중 떨어뜨려 잃어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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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절도단이 루브르 박물관 절도 범행에 사용한 크레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범행은 불과 6~7분 만에 이뤄졌다. 로르 베꾸오 파리 지검 검사장은 현지 BFM TV에 "절도범들은 무장하지 않았지만, 매우 전문적으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예술품 경매사 드루오의 알렉상드르 지켈로 회장은 "(오이제니) 왕관만 해도 그 가치가 수천만 유로이지만 내 생각에 갤러리 드 아폴론에 있는 최고 중요한 유물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로 절도단이 갤러리 드 아폴론에 전시된 약 6천만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는 프랑스 왕실의 대표 보석인 '리젠트 다이아몬드'는 손대지 않은 점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번 사건 수사를 특수 절도 전담팀에 맡겼다고 밝혔다. 파리 검찰은 이번 범행이 개인 수집가의 주문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럴 경우 유물의 원상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보석을 녹이거나 재판매해 돈세탁에 이용하려는 조직범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도 없다.
루브르 박물관은 사건 직후 하루 동안 임시 폐쇄했다.
한편 루브르는 이미 올해 초 프랑스 정부에 전시관 노후화와 보안강화 예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은 "지난 40년간 대형 박물관의 보안 문제는 뒷전이었다"며 "최근 루브르 측의 요청으로 보안 감사를 진행했지만, 조직범죄에 맞설 수준으로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2024년 기준 870만 명)을 맞이하는 루브르는 모나리자, 밀로의 비너스 등 인류 문화유산을 품은 '예술의 전당'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도난은 우리의 역사와 유산에 대한 공격"이라며 "작품은 반드시 되찾고, 범인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