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도출한 개략적인 평화안 초안이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향후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제시한) 초안에 대해 진지한(serious)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평화안을 내놓은 이후 그가 보인 첫 공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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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미국이 평화 정착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다음주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때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평화안에 대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전투가 중단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군대가 주요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군은 무력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줄곧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전체를 러시아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군은 루한스크는 거의 대부분 점령했지만 도네츠크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서북부 지역 약 25%는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미점령 지역까지 모두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격전지인 포크로우스크와 미르노그라드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포위했으며, 하르키우주(州) 보우찬스크와 시베르스크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초안이 미국이 처음 제기했던 28개 조항의 최초안인지, 나중에 우크라이나·유럽 등과 의견 조율을 거쳐 조정된 19개 조항의 '평화 프레임워크' 수정안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최초안의 경우 도네츠크 전체 지역의 러시아 양도,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영구 차단, 우크라이나 군 병력 60명으로 축소 등 러시아 측 주장이 대부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수정안은 우크라이나 입장이 상당히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또 현재 우크라이나의 리더십이 불법적이기 때문에 협상을 체결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모든 합의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대화에서는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이번 전쟁에서 대부분을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26일 "우리는 아직 미국의 최신 평화안 초안의 공식 버전을 본 적이 없다"면서 "몇몇 조항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몇몇은 심각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우리는 평화 제안에 대한 미국의 노력은 환영하지만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