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국 실업률 4.6%...연준 금리 인하 기대 강화
이번 주 CPI·PCE 발표 대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공급 과잉 우려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평화 합의 가능성이 시장을 압박하면서 16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약 3% 가까이 하락해 2021년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된 영향에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2월물은 1.64달러(2.71%) 내린 배럴당 58.9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물은 배럴당 1.55달러(2.73%) 하락한 55.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종가다.
WTI는 올해 들어 약 23% 하락하며 2018년 이후 최악의 연간 성과를 기록하고 있고, 브렌트유도 약 21% 떨어져 2020년 이후 가장 부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해 들어 원유 시장은 주요 석유수출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수년간 이어 온 감산 정책 이후 빠른 속도로 증산에 나서면서 압박을 받아왔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평화 협정을 압박하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될 가능성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영되고 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평화 합의가 성사될 경우 우크라이나의 원유 인프라 공격과 러시아 원유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비교적 빠르게 해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 해상에 저장돼 있는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하락은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신호일 수 있다. 미국의 11월 고용 증가 규모는 6만4,000명에 그쳤고, 10월에는 10만5,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4년 만의 최고치인 4.6%까지 상승했다.
금값은 실업률 상승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과 달러 약세 영향에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2월물은 0.1% 하락한 온스당 4,33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48분 기준 온스당 4,310.21달러로 0.2% 상승했다.
미 달러화 지수는 2개월 만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의 가격 부담이 줄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 여건이 개선된 것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RJO퓨처스의 선임 시장 전략가 밥 하버콘은 "이번 지표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을 더 제공하는 데이터"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금에는 호재가 되는데, 시장은 지금 그런 방향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2026년에 25bp(0.25%포인트)씩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여전히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총 59bp의 완화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 일반적으로 저금리 환경에서 강세를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목요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금요일에 공개될 예정이다.
알리지언스 골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알렉스 에브카리언은 "금값이 2025년을 4,400달러 이상에서 마감한다면, 2026년에는 4,859~5,590달러 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은 가격이 내년에 온스당 50달러 수준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