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민경 기자 = 북한 공작원과 접촉·통신하며 국내 동향을 보고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민간 연구위원이 항소심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재판장 차영민)는 26일 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위원의 변호인은 이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전제한 것부터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력 적화통일 의사와 북한 공작원 존재, 의사연락·위험성 모두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 변호인은 '북한 공작원'이라고 지목된 '고니시'라는 인물이 "실제 공작원인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해당 인물과의 통신으로 위험성이 발생했는지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국가정보원의 함정수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도 했다.
또 "호텔 PC 사용 기록, 해외 채증 자료, 클라우드 접근 증거 등은 위법수집증거"라며 "원심은 증거능력 없는 자료를 유죄 증거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직접 발언에 나서 국가보안법의 위헌성을 제기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진보운동을 북한 공작과 연계해 탄압하는 전근대적 법"이라며 '주변적 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는 잘못된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해당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 위원은 "사법부에 호소한다"며 "국가보안법의 위헌적 폐해를 막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의 공정을 기하는 시대를 열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사건 범죄는 매우 중대하고, 피고인은 과거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범 우려가 높고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원심 형이 과경(과도하게 가볍다)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2월 23일 다음 공판을 열고 본격적인 증거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편 이 위원은 2017년 4월 일본계 페루 국적으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 고미시와 네 차례 접촉해 국내 진보 진영 동향을 보고하고, 암호화된 지령·보고문 송수신 방식 등을 교육받은 혐의로 2021년 6월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그는 2025년 11월 1심에서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북한 문화교류국에 여러 차례 불상의 지령을 받고 보고했고, 북한을 동조하는 출판물을 제작해 판매했다"며 "위험성이 명백하고 방치할 시 사회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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