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드디어 종합지수 800시대의 막을 열어 제꼈다.개인들의 관심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으로 이완된 공백 상황 속에서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비껴가며 부분적인 차익실현을 겸하는 노련함을 보이면서 위력을 과시했다.국내 기관의 참여 없이는 800선을 돌파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당초의 우려감을 불식시킨 외국인의 '단독 플레이'(play)가 유난히 돋보였다.시장의 구조는 경기면에서 선진국 경기의 회복, 금융자산은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 향상에 따른 주식 위주의 자금유입, 그리고 그 결과 외국인의 매수세의 확장적 유입으로 전개되고 있다.한화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홀로 지수를 800대로 올려놓은 상황이나 수급의 힘이 유지되고 있다"며 "한번 시작된 '지수달리기'(run)는 이어지면서 850선대까지 가는 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삼성증권의 오현석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이 지속돼 외국인의 자금력은 풍부하고 최근 수출호조 등의 데이터도 외국인 매수를 사후적이나마 합리화해주고 있다"면서 "주가가 오르면서 잇따른 연중최고치 경신에 따른 부담이 있으나 프로그램 매물은 속도조절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 긍정론 확산, 추가 상승의 논리 특히 11월 들어서 발표된 미국의 10월달 경제지표가 제조업 경기 호전, 설비투자의 회복, 그리고 고용 회복 전망 등으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변해가고 있다. 주식시장의 경우 대부분의 시각은 추가 상승에 대해 부인하는 쪽을 찾기 힘들다. 외국인이 사고 경기가 좋아지는 한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며 조정이 있더라도 상승 흐름 내에 있다는 시각이다.대우증권의 김성주 연구위원은 "외국인 위주의 장세에 변함이 없고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11월 중에 820선을 고점으로 보고 있으나 추가 상승시 840선에서 기술적 저항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4/4분기 최고치를 870선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그렇다면 종합지수가 800대로 올라선 이후 800시대를 이끌어갈 논거는 무엇인가가 관심이다. 800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펀더멘털에서는 선진국 경기의 회복 속도와 함께 국내 경기 회복력, 수급면에서는 외국인에 더해질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 확대 여부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한화증권의 이종우 센터장은 "경제지표들이 좋다는 것은 확인되어 와 추가 상승의 핵심은 경기의 회복 속도에 놓여 있게 됐다"며 "상승쪽 심리가 강해 제어될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지표노출에 따른 모멘텀 위축도를 견뎌내는 지를 확인하면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삼성의 오현석 위원은 "종합지수 800선 이상에서 새로운 변수는 국내 기관들이 매수세로 돌아설 지 시각 교정과 언제쯤 들어올 지 하는 시점의 문제"라면서 "경기적으로는 수출이 호조제를 보이는 만큼 내수 경기에 대한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의 변화, 외환시장의 불안 잠재한편 주식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각국의 주가지수들이 고점 돌파에 나서는 가운데 채권시장은 역풍을 맞으며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호주의 전격적인 정책금리인상에 이어 영국은행(BOE)도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등 전세계의 금리하락 동조화는 마무리되는 분위기다.동원투신의 윤항진 투자전략팀장은 "경제지표 개선과 수급 부담에 따라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며 "호주나 영국의 금리인상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지만, 어쨌든 금리방향은 위쪽으로 열려있으며 연말까지 지표금리는 5%대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외환시장에서도 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07대까지 떨어졌다가 109∼110엔대를 오가고 달러/원 환율도 1,180대 중반에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10월 이래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따른 힘이 시장우위를 획득하고 추가적으로 미국 재무부 보고서가 환율조작국 혐의를 벗겨주면서 반등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수출 호조 등을 반색하는 이면에서 환율하락 방어력 확충에도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날 채권시장의 우려감 속에서도 1조3,000억원의 3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국고채 3년물 대비 0.20%포인트 높은 4.90%에 발행했다.삼성선물의 최완석 과장은 "정부가 국고채보다 0.20%포인트나 높은 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그만큼 외환시장에 대한 긴장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환시장 상황을 감안해서 발행액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으나 연말까지 발행한도를 다 채울 것 같다"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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