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회사들 경영지표 좋아도 CDS프리미엄 급등 날벼락
- 실제 기업가치보다 국가 펀더멘탈 우선인 천수답 환경탓
- “은행건전성 감독 효력 한계, 공공부채 관리 철저히 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강력대응 발언이 있은 지 이틀째인 지난 25일 11시경. '김정일 전투태세' 발언이 전해지자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한때 175bp 기록할 정도로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하자 CDS 프리미엄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이러자 주요 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은 ‘비상회의’를 소집해 외화유동성 관리비상에 들어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극심한 외화유동성 가뭄에 시달린 바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은 현장분위기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은행권 외화유동성 점검결과 "지표상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 중장기 재원 조달비율이 2월 말 기준 131.3%로 작년 말보다 2.4%포인트 개선됐고 3개월 유동성 비율도 3월 말 현재 105.5%로 기준치(85%)를 웃돌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감원 분석대로 안정적이라면 은행들은 도대체 왜 신경을 곤두세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들의 경영지표와는 무관하게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 한국 은행들만 경영지표와 CDS 프리미엄 따로 움직여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KB금융의 ROA(총자산이익률)는 0.6%, NPL(고정이하여신비율) 1.3%, BIS비율 13.2%였고, 미국의 씨티그룹은 각각 -1.4%, 4.9%, 15.7%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KB금융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ROA와 NPL은 훨씬 우수한 것이 자명해 보인다. 게다가 씨티그룹은 재무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지분의 27%를 내줄 처지일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다는 점을 비교하면 우수성은 더 커진다.
CDS란 국가나 금융기관 등이 부도위험에 대한 보장을 거래하는 신용파생상품이다. 이에 따른 위험보장의 대가를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높을수록 부도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 같은 상황만 보면 당연히 CDS 프리미엄은 KB금융보다 씨티그룹이 높아야 맞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KB금융은 246bp(연평균 기준), 씨티는 136.9bp였다.
◆ 정부가 거시경제 안정시켜야 금융회사 신인도 안정가능
CDS 프리미엄의 신뢰성에 의심이 갈수 밖에 없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인데,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이 최초로 분석했다. 그의 결론은 “개별 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해당 은행의 경영지표보다 소속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과 재무건전성 등에 더 크게 결정된다”는 것이다.
은행의 경영지표인 Tier 1 자기자본, 총자산 증가율, ROA, 예대율 등을 통해 규모, 성장성, 수익성, 유동성 등을 각국 은행들과 비교했을 경우 CDS 프리미엄과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 우리, 신한, 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의 2008년 자산성장률은 4.7%로 미국(3개 은행, 11.94%)보다는 못했지만 스페인(4개 은행, 2.07%), 일본(2개 은행, 0.91%) 호주(5개 은행, 4.60%) 보다 높았다. ROA는 0.13%로 호주(0.38%), 스페인(0.22%) 보다 뒤졌지만 미국(-0.03%), 일본(0.01%)로 앞섰다.
우리나라 주요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263bp로 미국 125bp는 물론, 누적된 악재로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한 스페인 135bp보다도 높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자산성장률은 CDS프리미엄과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예대율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 은행의 경우 이미 부실화돼 자산을 증가시킬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 정부의 예대율 규제를 통한 하향유도도 CDS 프리미엄 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윤석 연구위원은 “대외 익스포저가 클수록 프리미엄도 높다”면서 “정부가 외환보유고 확충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내외 금융시장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실제 기업가치보다 국가 펀더멘탈 우선인 천수답 환경탓
- “은행건전성 감독 효력 한계, 공공부채 관리 철저히 해야”
[뉴스핌=한기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태 강력대응 발언이 있은 지 이틀째인 지난 25일 11시경. '김정일 전투태세' 발언이 전해지자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한때 175bp 기록할 정도로 급등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하자 CDS 프리미엄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이러자 주요 은행 자금담당 임원들은 ‘비상회의’를 소집해 외화유동성 관리비상에 들어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CDS 프리미엄 급등으로 극심한 외화유동성 가뭄에 시달린 바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모니터링은 현장분위기와 다른 진단을 내놨다. 은행권 외화유동성 점검결과 "지표상 문제는 없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국내 은행 중장기 재원 조달비율이 2월 말 기준 131.3%로 작년 말보다 2.4%포인트 개선됐고 3개월 유동성 비율도 3월 말 현재 105.5%로 기준치(85%)를 웃돌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감원 분석대로 안정적이라면 은행들은 도대체 왜 신경을 곤두세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들의 경영지표와는 무관하게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 한국 은행들만 경영지표와 CDS 프리미엄 따로 움직여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KB금융의 ROA(총자산이익률)는 0.6%, NPL(고정이하여신비율) 1.3%, BIS비율 13.2%였고, 미국의 씨티그룹은 각각 -1.4%, 4.9%, 15.7%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KB금융이 수익성과 건전성을 나타내는 ROA와 NPL은 훨씬 우수한 것이 자명해 보인다. 게다가 씨티그룹은 재무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지분의 27%를 내줄 처지일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다는 점을 비교하면 우수성은 더 커진다.
CDS란 국가나 금융기관 등이 부도위험에 대한 보장을 거래하는 신용파생상품이다. 이에 따른 위험보장의 대가를 프리미엄이라고 하는데 높을수록 부도 확률이 높다는 의미이다.
결국 이 같은 상황만 보면 당연히 CDS 프리미엄은 KB금융보다 씨티그룹이 높아야 맞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KB금융은 246bp(연평균 기준), 씨티는 136.9bp였다.
◆ 정부가 거시경제 안정시켜야 금융회사 신인도 안정가능
CDS 프리미엄의 신뢰성에 의심이 갈수 밖에 없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인데, 이에 대해 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이 최초로 분석했다. 그의 결론은 “개별 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해당 은행의 경영지표보다 소속 국가의 경제 펀더멘털과 재무건전성 등에 더 크게 결정된다”는 것이다.
은행의 경영지표인 Tier 1 자기자본, 총자산 증가율, ROA, 예대율 등을 통해 규모, 성장성, 수익성, 유동성 등을 각국 은행들과 비교했을 경우 CDS 프리미엄과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 우리, 신한, 기업은행 등 4개 은행의 2008년 자산성장률은 4.7%로 미국(3개 은행, 11.94%)보다는 못했지만 스페인(4개 은행, 2.07%), 일본(2개 은행, 0.91%) 호주(5개 은행, 4.60%) 보다 높았다. ROA는 0.13%로 호주(0.38%), 스페인(0.22%) 보다 뒤졌지만 미국(-0.03%), 일본(0.01%)로 앞섰다.
우리나라 주요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263bp로 미국 125bp는 물론, 누적된 악재로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한 스페인 135bp보다도 높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자산성장률은 CDS프리미엄과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고, 예대율은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진 은행의 경우 이미 부실화돼 자산을 증가시킬 여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또 정부의 예대율 규제를 통한 하향유도도 CDS 프리미엄 안정에는 기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윤석 연구위원은 “대외 익스포저가 클수록 프리미엄도 높다”면서 “정부가 외환보유고 확충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내외 금융시장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