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유럽 부채 위기가 잠잠해지는 듯 하지만 스페인이라는 ‘시한폭탄’은 여전히 작동 중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조지메이슨 대학 머카터스센터 선임 연구원 토니 샌더스는 4일(현지시간) CNBC방송과 대담에서 스페인의 실업률이 20%를 넘어서는 상황인데다가 부채 역시 느리지만 계속 누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심각성을 제기했다.
그는 스페인의 부채 및 실업 상황은 경고음을 울릴 만한 경기 재앙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스페인은 예산 보고에서 올해 부채 수준이 22년래 최대치로 급증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샌더스는 지난해 경기 지표와 시장 상황이 개선세를 보이려는 즈음 그리스 부채 위기가 터지면서 투자 불안감이 조성됐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의 3년 만기 장기저리대출(LTRO)과 관련해서도 “LTRO는 희망일 뿐, 23%나 되는 실업률을 유동성만으로 낮추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샌더스는 현재 7400억 유로 수준인 유럽 구제기금 방화력에 대해서도 스페인 디폴트 사태를 막기에는 불충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스페인, ‘부채+실업률’ 장벽 넘을 수 있을까?
현재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가장 큰 리스크로 막대한 부채 수준과 천정부지로 치솟은 실업률을 꼽는다.
지난 주말 스페인 신임 정부가 제출한 2012 예산안에는 270억 유로에 달하는 예산 감축안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8.5%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부채 비율을 올해 5.3%로 끌어 내리고 투자자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문제는 제시된 감축 조치들로 인해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스페인 경제가 하강 악순환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또 예산 문제에 더해 부동산 자산 부실화 문제를 떠안은 은행 시스템과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는 지방 정부 역시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이 같은 우려를 증명하듯 스페인의 국채 발행 금리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4일 진행된 2015년 만기 스페인 국채입찰 발행 금리는 2.89%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달 15일 발행금리인 2.44%에서 상당폭 오른 수치다. 2016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 역시 4.319%로 전월 3.376%에서 1% 포인트 가까이 크게 상승했다.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 역시 유로/달러는 0.70% 하락한 1.3140달러를 나타내며 투자 불안감을 시사했다. 장중 환율은 1.3108달러까지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로/엔은 이날 108.32엔을 기록하며 1.17% 급락했다.
한편, 경제전문가들 상당수는 스페인의 조달비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외부 지원 없이는 은행 부실 문제를 청산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유로존 구제기금에서 스페인을 지원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보고 있지만,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외부 지원에 대해 “말도 안되는 생각”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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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