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연초 이후 신용시장이 랠리를 보인 가운데, 스페인이 유일하게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에 이어 구제금융을 신청할 다음 주변국이 스페인이라는 공감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스페인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21bp 급등했다.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디폴트 위험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스페인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1월23일 492bp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 반전, 연초 380bp를 기록했으나 이후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는 주변국 가운데 하나인 포르투갈의 CDS 프리미엄이 같은 기간 1bp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 역시 연초 이후 70bp 하락한 408bp를 나타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미국의 프리미엄은 40% 이상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랄프 프로서 유럽 지역 채권 리서치 헤드는 “투자자들이 점차 스페인이 처한 재정적 현실에 눈을 뜨고 있다”며 “재정적자 목표치 달성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경제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채 비율 역시 상승할 수밖에 없고 결국 한계 지점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부채위기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는 최근 국채 발행에서도 드러났다. 25억9000만달러 규모의 2016년 10월 만기 국채 발행 비용이 전월 3.376%에서 4.319%로 치솟은 것.
씨티그룹의 에브라임 라바리 애널리스트는 “스페인은 연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민간 금융시장에서 국채 발행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부채위기를 넘기기 위해 자금 수혈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