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자익 축소돼, 비중 높은 농협 경쟁력 꼴찌로 추락
[뉴스핌=한기진 기자] “더는 이자만으로 돈을 벌기는 틀렸다.”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2.75%까지 내리자 우리은행 한 영업 부장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가 크게 떨어져 마진도 줄어들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자수익 지표인 예대금리차(대출 이자율과 예수금 이자율 차이)는 지난 2011년 1분기 3.01%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며 올해 2분기 2.69%까지 떨어졌다. 한은의 7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되면 더 내려간다. 금융당국은 17일 은행 여신담당자를 불러 대출금리인하를 재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IB(투자은행) 업무가 퇴색하면서 이자이익 비중을 늘려왔던 상황이어서 충격은 더 크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영업수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2분기 기준)은 KB국민은행 66.2%, NH농협은행 62.1%, 우리은행 52.7%, 신한은행 57.6%, 하나은행 50.1% 등이다.
눈여겨볼 점은 2010년에 비해 각각 10%p씩 올랐다는 점이다. 국민은행 59.1%, 농협은행 43.1%, 우리은행 41.5%, 하나은행 34.9%, 신한은행 40.9%였다.
이런 이자이익이 저금리 심화로 쪼그라들고 있다. 내리막을 타고 있는 이자이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에 10bp가량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락 폭으로는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2분기 은행권 NIM은 2.17%로 4분기에는 2%대 붕괴도 우려된다.
NIM하락 속도는 시장금리 지표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내림세로 더 빨라지고 있다. CD91일물 금리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0.21%p 내리며 2.87%로 기준금리 수준에 접근했다. 대출금리는 CD금리 움직임에 따라 조정되기 때문에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진다. CD 연동 대출비중도 높아 시중은행 가계대출의 45%, 기업대출의 60%(잔액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만기 10년 장기 국채의 금리가 1년짜리 단기보다 낮은 금리역전 현상으로 앞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할 것이란 확신에 은행들의 고민이 더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을 얻기 위한 금리의 절대적인 수준이 너무 낮아 수익감소가 더 빨라질 것”이라며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노력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초저금리 영향은 악화된 경영환경과 맞물려 경쟁에서 밀려나는 은행을 낳고 있다.
농협은행이 이 대표적 사례인데, 2분기 당기순이익 점유비가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5대 은행 기준으로 0.1%에 불과했다. 예대마진은 낮은데(2.57%) 이자이익 비중은 높아 생긴 결과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