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전후 추세적 엔화약세 여부 따져봐야..IT·자동차 엔화 약세 흡수 능력 높아져
[뉴스핌=고종민 기자] 양적완화를 강력히 주장하는 일본 자민당이 오는 16일 중의원 선거에서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증권가에선 수혜주와 피해주 찾기에 분주하다.
자민당이 집권할 경우, 일본 차기 정부가 양적완화으로 엔화 약세를 주도할 전망이기 때문.
업계에선 중의원 선거 전후로 추세적인 엔화 약세 여부에 따라 매수 관점으로 봐야할 종목을 나눠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화약세 수혜주는 엔화 부채를 많이 보유한 포스코·한국전력·롯데쇼핑·현대제철·대한항공·롯데제과·한국가스공사·비에이치아이·켐트로닉스다.
일본으로부터 수입을 많이 하는 두산인프라코어·현대위아·화천기공·엘앤에프·로체시스템즈·새론오토모티브·넥스턴·삼익THK·한국정밀기계 등도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반면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자동차, 기계, 조선업종은 일본과 세계시장에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어 엔화 가치 하락은 부정적인 이슈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 업종의 경우,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이 85엔을 넘어서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옥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적극적인 양적완화를 꺼리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현 일본중앙은행(BOJ) 총재가 내년 4월에 임기가 끝난다"며 "향후 양적완화에 적극적인 총재가 임명되면서 엔화의 약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추세적 엔화약세론자들은 미국의 재정개혁으로 내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한다면 미국과 일본의 국채금리 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일 국채 금리차 확대는 엔화약세를 이끌 요소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해주로 꼽히는 일부 업종의 주가 하락을 기회로 보고 있다.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 엔화 약세 추세가 지속되기 힘들다는 것.
김지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 펀더멘탈은 일본보다 월등히 낫지만 미국중앙은행(Fed)이 BOJ에 비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점에서 엔화 약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의 달라진 위상도 엔화 약세 영향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IT전자는 2000년대 초 중반과 달리 일본 업체 대비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어 엔화 약세 이슈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기아차는 지난 5년간 규모 및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시현했다"며 "또 현지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2000년 중반보다는 원화 강세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환율 피해주로 거론된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면 매수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추세적 엔화약세 불가론자들의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