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에 5대 증권사만 포함, 금융위에 보고서 전달
[뉴스핌=한기진 기자] 대형 5개사 중심으로 금융투자업계 ‘규제개혁’이 실시된다. 이들 회사와 유관기관끼리 모여 만든 TF(특별팀)가 규제개혁 요구사안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어 금융당국에 보고했고, 당국은 이를 토대로 업계의 구조개편을 촉진할 계획이다. 중소형사의 의견은 전혀 담겨있지 않아 앞으로 금투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 초 금투업계의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하고 발전시킬수 있는 방안을 업계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투자회사와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금융투자회사 기관의 규제개혁 TF(특별팀)’가 구성됐고 최근 업계의 요구를 담은 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고서를 검토한 뒤, 5월 초 중순경에 업계에 의견을 전달하고 서로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TF가 논의한 주제는 총 5개 항목으로 법령, 시행규칙, 파생금융, IB(투자은행), 외환거래 규제, 자금이체 규제(증권사 법인지급결제 금지) 등 업계에 관련된 거의 모든 사안이 포함됐다. ‘통째로’ 업계 규제를 개선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미 당국이 완화책을 발표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조정 등도 큰 틀에서 TF에서 다뤘다.
지난 3월6일 현오석(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제윤(오른쪽) 금융위원장, 노대래(왼쪽)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인수합병(M&A)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
주목되는 점은 업계 전체의 현안을 다뤘지만 TF에는 오직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5개 대형 금융투자회사만 포함되고 이외의 회사는 배제됐다는 것이다.
TF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규제완화안을 요청했고 증권사의 각 사업부별로 대표자 1명씩이 TF에 참가해 논의 끝에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대형사 중심의' 구조 개편 의지를 공공연히 밝혔고 실제로도 이들의 뜻만 받아들여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자본과 영업력에서 앞선 대형사는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자기자본투자, 인수금융 등 투자은행(IB), 기업공개(IPO), 채권, 인수합병(M&A) 등에서 시장 지배력을 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사 분위기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주 10개 중소형사 리스크담당 부장들은 모임을 갖고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완화책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형사는 투자여력이 증가한 반면 중소형사는 감소했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운용사업자 선정에서도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자료를 보면 KDB대우증권의 NCR는 기존 511%에서 1033%까지 늘어나지만 중형사의 NCR 평균은 459%에서 318%로, 소형사는 614%에서 181%로 낮아진다.
회의에 참석한 모 부장은 “더 이상 중소형사는 영업하지 말라는 것 같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