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법정에서는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놓고 담배회사측과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보건의료계는 "이미 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진 사실"이라는 주장에 담배회사들은 "흡연은 폐암 발병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해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6일 오후 1시30분 공단에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역학적 증거가 가지는 의미'를 주제로 국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대한금연학회(회장 조홍준), 대한예방의학회(이사장 이원철), 한국역학회(회장 최보율)가 공동으로 주최해 국내외 역학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다.
공단 담배소송의 공동대리인인 법무법인 남산의 정미화변호사는 '흡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쟁점들을 발표한 후에 역학에 관한 포괄적인 철학적 논의를 최초로 제시해 주목을 받았던 요하네스버그대 알렉스 브로드벤트 교수와 국제역학회지 편집위원인 서울의대 강영호 교수,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박소희 교수가 연이어 발제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담배회사들은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해 이런 근거들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역학적 연구에서 나온 통계적 관련성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며 부정한다.
모든 흡연자에게서 폐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흡연 이외에 다른 원인(대기 오염, 식이습관, 음주, 석면 등 유해물질 및 직업적 노출, 가족력 등)이 관여하기에 흡연이 폐암 발병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렉스 브로드벤트 교수는 그러나 "만일 역학적 증거들이 흡연과 폐암의 일반적인 인과관계를 나타내면서, 그것이 개인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주장 자체로 논리적 오류"라고 지적한다. 또한 역학적 증거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개별 사건에서 구체적인 확률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
역학 전문가인 강영호 교수는 “역학 연구 결과를 단지‘통계학적 연관성’으로 한계 지으려는 것은 역학 연구 결과를 흡연과 폐암의 관련성에 대한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한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박소희 교수는 국립암센터에서 수행한 연구(개인별 폐암위험예측 모형) 결과에서 개인의 흡연 여부와 흡연량, 흡연 시작 연령 등은 폐암 발생에 있어 매우 유의한 위험요인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폐암의 조직학적 타입에 대한 연구자료에서 폐암 중 편평(상피)세포암과 소세포암의 경우에는 흡연으로 인한 발생률이 월등하다는 내용이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4월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흡연 때문에 공단이 추가로 부담한 진료비를 물어내라"며 3개 담배 회사를 상대로 약 540억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내달 15일 제4차 변론를 앞두고 있다.
성상철 공단 이사장은 "공단의 담배소송은 흡연의 폐해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번 세미나가 공단의 승소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