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에틸렌 스프레드 강세에 호실적…3분기에도 이익 견조세 이어질 것
[뉴스핌=정경환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올 3분기 실적에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지난 2분기보다 못하지만, 평년에 비해서는 무난할 전망이다.
14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인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3분기, 생각보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올해 2분기 국내 에틸렌 업체들이 근래 보기 드문 호실적을 거뒀다. 석유화학사 실적을 좌우하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납사의 가격 차)가 유례없는 강세를 띤 덕분이다. 저유가 기조에 힘입어 원료인 납사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기보수 등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에틸렌 제품 가격은 고공 행진했다.
이에 지난 2분기 석유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이 63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58.5% 증가했고, LG화학도 56.8% 늘었다. 대한유화는 880억원으로 1032.2% 급증했으며, 국도화학은 232억원으로 203.3% 뛰었다.
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에 기뻐할 틈도 없이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 부진 걱정이 커져갔다. 유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정기 보수가 끝나면서 공급이 증가하면서 수급 밸런스도 악화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올 3분기 들어 유가는 다시 약세를 나타냈고, 그에 따라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정기보수가 일단락되면서 공급은 다시 늘어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배럴당 60달러 대를 오르내리던 국제유가는 7월 들어 내리막을 타면서 8월에는 40달러 대로 떨어졌다. 특히,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지난달 25일 배럴당 38.24달러를 기록하며 40달러 대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이후 지난달 말 소폭 반등 후 현재는 WTI를 비롯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모두 40달러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에텔렌 가격은 지난 6월 톤당 1400달러 고점에서 이달 초 760달러까지 떨어지며 반토막 났다. 지난 2분기 평균 톤당 850달러를 상회하던 에틸렌 스프레드 또한 9월 현재 400달러를 하회하며 그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시황 악화는 2분기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것일 뿐, 평년에 비해서는 결코 나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다른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2분기가 이상할 정도로 좋았던 것"이라며 "작년 3분기가 썩 좋지 않긴 했지만, 이번 3분기 실적도 전년동기보다 많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2분기와 마찬가지로 매출은 줄어들 수 있으나, 그에 비해 이익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롯데케미칼은 전년동기 대비 171.7% 증가한 38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영업이익 예상치는 5142억원으로 43.8% 늘어난 수치다. 대한유화와 국도화학은 각각 221.7%, 275.0% 증가한 682억원,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