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과 가치 하락 겹쳐"
[뉴스핌=고종민 기자] GS그룹이 태양광 및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 손을 뗀다. 지난해 2월 STX에너지(현 GS E&R, 지분 64.39%)를 5649억원에 인수한지 1년10개월만이다.
무엇보다 유가 급락 등 대내외 상황 악화로 부실이 지속되면서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사업 철수로 인한 손실 규모를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16일 GS E&R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떨어져서 많이 어렵다"며 "투자할 당시와 달리 상황이 많이 바뀌었고, (캐나다와 아메리카의 자원개발)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틀에서 보면 광구별로 입장이 다르지만 앞으로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태양광 사업도 정리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GS E&R은 지난해말 자회사 GS E&R Canada(이하 캐나다법인)·GS E&R America(이하 아메리카법인)·이앤알솔라 등을 통해 1291억원(손익계산서 손실 반영 및 재무제표 장부상 가치 하락)을 손실을 입었다. 누적적자가 많아져 잉여금은 물론 납입자본금마저 잠식되면서 자본이 바닥난 것. 특히 캐나다법인과 이앤알솔라은 장부가액이 0원에 이르렀다.
이에 GS E&R은 해당 손실 부분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다. 부실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해당 사업의 장부상 가치를 미리 반영하는 데, 이를 손상차손이라 한다. 보통 해당 사업에 투입된 자금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될 때 이 같은 조치를 한다. 당장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금 회수 불능이라는 판단에 따라 손익계산서에 이를 반영한 것이다.
또 향후 청산과정에서 2000여억원의 추가손실을 입을 것으로 관련 업계에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신용평가업계·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의 종합에너지 및 자원개발(E&P) 자회사(지분율 64.39%)인 GS E&R는 캐나다법인, 아메리카법인, 이앤알솔라 지분을 각각 100%, 100%, 99.99% 보유하고 있으며 각 기업의 장부상 가치금액(3분기말 기준)은 각각 463억원, 459억원, 485억원 등 총 1407억원이다.
또 GS E&R이 캐나다법인을 대상으로 4333만 달러(한화 약 505억원, 채권자 수출입은행) 규모의 차입금 지급 보증을 하고 있어 향후 GS E&R의 우발부채 손실로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시각이다.
아울러 GS E&R은 지난 5일 이앤알솔라 측에 제공했던 단기 대여금 등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전환(272억원)하면서 추가적인 잠재 부실을 떠 안았다.
또 올해 4분기 캐나다법인에 135억원 자금을 추가로 투입(유상증자, 12월 4일 취득 예정)키로 한 것도 추가 부실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같은 상황으로 추가 잠재 부실은 2184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GS그룹은 해외자원개발 및 STX계열 관련 자산 손상 처리 등으로 GS E&R에 2013년 약 3700억원의 투자손실을 반영했다"며 "2014년에도 이앤알솔라, GS E&R America를 중심으로 약 손상차손을 추가적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청산이 이뤄진다면 현재 남아있는 장부가액, 우발부채 등이 손실로 반영될 것"이라며 "해당 계열사들이 매각등의 과정을 거쳐 부실 규모가 줄어 들 수 있으나 대내외 환경이 좋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GS E&R의 캐나다법인, 아메리카법인은 캐나다 맥사미시 가스전, 미국 알라바마 유전, 미국 멕시코만 노스스타 해상 광구 등의 자원 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자회사 이앤알솔라는 태양광 태양전지 및 태양광 모듈의 생산· 판매·유통·설치 등 태양광발전업체를 통해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당초 GS E&R의 전신인 STX에너지 측에서 광구에 투자한 시기는 2009년과 2010년 경으로 당시 주가가 추세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배럴당 60∼80달러(두바이유 기준) 수준에서 움직였고, 현재는 5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것. 또 저유가 상황과 태양광 업황 부진은 대체에너지 분야인 태양광 사업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