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유동성에 수수료도 저렴…금융주 수익성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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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금리인상 전망이 높아지면서 금융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ETF(Financial Select Sector SPDR ETF, 종목코드: XLF)는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금융주 ETF 중 대표주자로 꼽힌다.
XLF는 S&P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지수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금융주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미국 금융섹터에 전반적으로 투자하는 데 효과적이다.
XLF는 최근 한 달 동안 4%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2.48% 상승을 웃도는 성과다. 하루 평균 거래량은 3430만주로 금융주 ETF 중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며, 수수료율은 0.15%로 동종 ETF에 비해 저렴하다.
XLF에서는 금융주의 비중이 82.68%로 가장 높고 부동산주(12.56%), 통신서비스주(2.33%), 공업주(1.64%), 기본소재주(0.79%)가 그 뒤를 잇는다.
주요 종목으로는 ▲웰스파고 8.65% ▲버크셔해서웨이 8.37% ▲JP모간체이스 8.24% ▲뱅크오브아메리카(BOA) 6.11% ▲씨티그룹 5.41% 등이 있다.
XLF는 추적오차(tracking error) 면에서도 양호하다. XLF의 벤치마크인 S&P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지수는 최근 3년간 수익률이 연율 기준 세후 17.04%였다. 같은 기간 XLF는 청산 이전 16.22% 수익률을 나타내 벤치마크와 1% 포인트 미만의 차이를 보였다.
◆ 미국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70%…금융주에 기회
현재 시장에서는 연준의 12월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공개된 10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긴축을 위한 경제 여건이 이미 달성됐거나 12월까지 달성될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지표와 물가상승률도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5.0%로 떨어지면서 7년 6개월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임금 상승률도 6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한 달 전보다 0.2% 상승하면서 3개월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56%에서 68%로 높여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13곳 중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HSBC 등 11곳도 12월 금리인상에 한 표를 던졌다.
미국 기준금리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경우 금융주로 구성된 XLF에는 호재다. 기준금리를 따라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예대 마진(대출 이자에서 예금 이자를 뺀 것)이 확대되고 은행들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에버코어 ISI의 리치 로스 기술분석 책임자는 "지금 상황에서 금융주를 크게 압도할 만한 투자처는 찾기 어렵다"면서 "금융주는 여태껏 가장 규제도 심하고 가장 선호 순위가 낮은 종목이었지만,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성격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XLF의 구성 종목인 대형 은행들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를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긍정적이다.
미국 웰스파고는 올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금융 자회사 자산 및 사업 인수 등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또한 프라이빗뱅킹(PB)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크레딧스위스의 미국 프라이빗 뱅킹(PB) 부문 인수 계획을 세우는 등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올 3분기 순익이 94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수준(46억2000만달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HJ하인즈와 크래프트푸드의 합병으로 탄생한 크래프트하인즈에서는 무려 44억달러에 이르는 세후 수익이 발생했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는 크래프트하인즈 지분 2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JP모간은 대형 유통점들과 손잡고 애플페이·안드로이드페이 등에 대항할 신개념 전자결제 서비스 '체이스페이'를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JP모간은 애플페이·안드로이드페이를 쓸 수 없는 주요 소매점에서도 체이스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 XLF 투자시 유의사항?최근 3개월간 XLF 가격 추이 <출처=www.sectorspdr.com>
XLF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있다. 먼저 금융주는 경기 민감주이기 때문에 XLF의 수익률도 변동성이 높다.
지난 5년간 XLF의 수익률 표준편차(변동성)는 17.4%로, 같은 기간 S&P500지수의 12.9%보다 높았다. 즉 리스크 회피 성향을 지닌 투자자는 XLF에 투자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분석이다.
로버트 골드스버러우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XLF에 투자하려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 감내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기다릴 만큼 인내심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모든 은행들에 호재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할 부분이다. 은행 수익성은 기준금리 자체보다는 순이자마진(NIM)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른다면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자산운용업을 병행하는 일부 투자은행(IB)들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주식·채권 거래나 언더라이팅(인수) 수요가 감소해 수익구조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