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존립 당위성 강조..연내 1만명까지 인원 감축
[뉴스핌=조인영 기자]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의 시설과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운전자 잘못으로 벤츠가 망가졌다고 했을 때, 운전자 바꾸고 수리만 잘하면 쌩쌩하게 달릴 수 있다. 수리해서 쓸 수 있는 차를 폐차하면 모든 사람이 손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2일 오후 2시 서울 다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 존립의 당위성에 재차 강조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2일 오후 2시 서울 다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우조선 존립의 당위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사진=조인영 기자> |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정부 및 채권단이 대우조선에 대해 4조2000억원의 지원을 결정한 후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 1년간 대우조선은 사투를 벌여왔다. (4.2조원) 지원 결정 당시 예상하지 못했더 수주잔량과 인도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문제, 스트레스테스트 등 자구안 난제가 연속됐으나 직원들은 회사를 꼭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노력한 결과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에게 많은 어려움을 준 송가 프로젝트 반 잠수식 시추선 4척과 세계 최초로 건설한 FLNG가 인도되면서 해양산업이 안정을 찾았고, 차세대 방산을 수주하는 등 방산산업에도 선도적인 위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선 사업도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LNG화물창 기술 등 첨단 기술 개발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과거 경영 잘못으로 '부실회사' '좀비기업'이라는 멍에는 대우조선 존립에 대한 의문과 함께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대주주인 산은이 정부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자본확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결정은 대우조선이 보유한 기술력과 잠재력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조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 임직원은 무거운 사명감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생존 기회라 믿고 사즉생의 심정으로 노사가 함께 자구노력 실행해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본업인 조선·해양에 모든 사업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자회사와 부동산 등 물적 자원을 매각하고, 저비용·고효율 구조를 위한 인적 개혁, 생산 단가 인하 추진 등 3가지 방향성에 맞춰 5.3조원의 자구안 중 1.5조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골프장, 서울 다동 본사, 기타 영업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부동산 매각도 진행중이며, 풍력사업과 해운사업에서도 매각과 철수가 진행되는 등 14개 국내외 자회사들이 순차적으로 매각·정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감축에 있어서도 대우조선은 9월 말 기준 1만2600명의 인원을 연내 1만명 이하로 축소시키고 2018년까지 8000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무급휴직을 시행, 남는 직원들이 고통 분담에 나서기로 했다.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고임금 구조도 개선할 방침이다.
가장 문제가 됐던 선박·플랜트 수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사장은 "사전적정성 검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사전 수주심사 위원회를 상설화했고 이를 통해 적정 이익과 수주와 업무량을 사전검토하고 있다"며 "외부 금융기관도 RG 발급 시 부실 수주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구계획을 강도높게 이행해 향후 매출을 50% 수준인 7조원대로 다운사이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선박 4조원, 해양 2조원, 특수선 1조원의 사업구조를 만들 방침이다.
정 사장은 "해양사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으로 현재 수준(55%)에서 25% 정도로 축소해 수익성 위주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우조선 유일한 화두는 생존"이라며 "임원을 포함한 부서장 보임자들은 사직서를 제출해 개인 안위 보다 회사 정상화에 사명을 두고 매진하기로 했다. 저 또한 어느 정도 정상화됐다고 판단되면 물러나겠노라고 약속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대우조선의 자생력에 대해선 "대우조선이 4.2조원의 혈세를 받고 있지만 회사 잠재력은 어느 조선소 못지 않다고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예상치 않은 수주절벽과 소난골 암초에 걸려 많은 걱정을 드리고 있는데, 저를 포함한 임직원들은 회사가 합병되건 이름이 바뀌건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옥포조선소 안에 있는 시설과 기술이 가진 잠재력을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우조선 옥포 조선소 합리화 차원에서 필요 없는 것들은 잘라내고 잘하는 것은 더 키워나가야 한다. 한 때 어렵다고 해서 시설을 뭉개는 발상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대우조선을 살려내 국가 대계 한 축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전 임직원들과 혼신의 노력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