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 이견…조종사 노조 29% 인상 vs. 사측 1.9% 인상
[뉴스핌=김기락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파업했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조종사 노조에 대해 사측은 대한항공 일반 노조의 임금 인상이 평균 1.9%인 만큼, 이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파업 기간 동안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선, 국내선 등 정상 운항률을 93%로 높일 방침이다.
22일 대한항공 노사에 따르면 조종사 노조는 이날 0시부터 오는 31일 24시까지 10일간 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한항공 전체 조종사 2300여명 가운데 18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은 사측과의 2015년 임금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쟁의행위를 돌입한 노조는 이달 7일 임금협상에서도 결렬됐다.
노조는 당초 임금 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했으나 사측이 기존의 1.9% 인상안을 고수하면서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이규남 노조위원장은 전일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조종사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률 수치는 대한항공 조종사의 근로 환경을 국제 노동시장에 맞게 조정해달라는 뜻이자 회사 임원들에만 적용된 고액의 임금 인상률을 상징적으로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파업 장기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측이 임금인상안을 1.9%에서 조금이라도 올리면 즉시 쟁의 행위를 중단할 것”이라며 “결국 파업을 얼마나 지속할지는 회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사측은 조종사 노조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면서도, 2015년 대한항공 일반노조가 지난해 말 총액기준 평균 1.9% 인상에 합의한 만큼, 이 이상의 인상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형평성에도 안 맞고, 회사가 수년간 적자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사진=대한항공 |
대한항공은 “2016년 임금교섭을 같이 진행하거나 임금 이외 필요사항을 협의해 실질적인 처우 개선을 도모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임협 내용과 무관하게 회사와 경영층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허위 자료를 배포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해사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종사 노조가 고객 편의는 뒤로한 채 일방적으로 파업을 결정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나, 조종사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최대한 빠르게 원만한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측은 조종사 노조 파업 기간 동안 국제선 98% 항공편을 정상 운항할 방침이다. 또 국내선은 85%, 화물은 91% 운항률을 계획하고 있다. 여객기와 화물기를 합한 총 운항률은 93%(22~30일)로, 정상 운항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항공업은 지난 2010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 조종사 파업 참여율이 제한된다. 대한항공 전체 조종사 2300여명 가운데 약 20%인 480여명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고, 이를 넘길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