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지현 기자] 올해 1월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규모가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을 인용, 올 1월(1~26일) 전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금액이 2730억 달러(약 291조 1545억 원)에 이르러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이후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사진=AP통신/뉴시스> |
미국의 세제개편, 글로벌 경기 회복, 증시 호황 덕분에 글로벌 M&A 시장이 21세기 들어 가장 힘찬 시작을 보이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딜로직 통계에는 미국 에너지 회사 도미니언 에니저의 미 스캐나사 146억 달러(약 15조 5700억 원) 인수,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의 바이오테크회사 바이오버라티브 114억 달러(약 12조 1600억 원) 인수 건이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M&A 시장의 호황은 미국의 세제 개편에 일부 기인한다. 세제 개편으로 인해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1%로 내려갔고, 기업이 해외 유보 현금을 국내로 송환할 때 적용하는 세율도 15.5%로 1회에 한해 낮아졌다.
모간체이스의 크리스 벤트레스카 글로벌 M&A 공동 책임자는 “1월 거래의 많은 부분이 지난 몇 달 동안 작업이 이뤄졌던 것”이라며 “세제 개편안은 바이어들에게 거래가 성사 되는 데에 필요한 돈을 지불하는 것에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업들이 본국 송환을 통해 역외 현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자금 비용이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M&A 시장도 활기를 띄었다. 상장된 차량 투자 회사인 멜로즈 인더스트리스는 항공우주 산업과 자동차 회사인 GKN에 대해 74억 유로(약 9조 7800억 원)의 입찰을 시작했으며, 이벤트 및 비즈니스 정보 그룹인 인포마는 경쟁 회사 UBM을 43억 유로(약 5조 68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특정 지표들은 지금 금융 시장 환경이 거래를 성사하기에 20년 만에 최적기임을 보여준다고 FT는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와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이자 비용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고,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은 1998년 이후 가장 완화적이다.
한편 몇몇 고문들은 앞으로 이 같은 활발한 거래 활동이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회사들이 지나치게 고평가 되어있고, 여전히 많은 회사가 미국 세제개편의 실제 영향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시장은 현재 거품이 형성되어 있다“고 폴 와이스의 변호사 스캇 바르쉐이가 말했다. 기업 가치평가를 위해 변화가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고자 하는 회사들로 인해서 세재 개편은 오히려 거래의 속도를 늦췄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