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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지(手機)] 과연 축복일까, 휴대폰에 대한 불편한 진실

기사입력 : 2018년07월16일 17:09

최종수정 : 2018년07월19일 09:47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휴대폰은 우환덩어리다. 시도 때도없이 전화벨이 울려 회의와 수업과 사랑을 방해하고 때론 원치않는 은밀한 사생활까지 폭로한다. 그것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위선자로 만든다. 때론 아주 심술궂은 유혹으로 사람들을 좀체 벗어나기 힘든 위험한 함정으로 끌어들인다.

지난 2003년 개봉된 영화 펑샤오강(馮小剛) 감독의 '서우지(手機, 휴대폰)’는 인간의 거짓과 위선을 조명한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류전윈(刘震云) 원작소설을 시나리오로 했고, 거요우(葛优)와 판빙빙 같은 세계적인 톱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5세대 감독 펑샤오강은 이 영화로 큰 돈을 벌었고 중국 영화계 거장이라는 명성도 재확인했다. 

거요우(葛优)가 열연한 유명 방송 진행자 옌서우이(嚴守一)는 애인을 두명씩이나 둔 바람둥이다. 애인들에게 온 문자는 집에 들어가기전 철저히 삭제하는 용의주도한 인물. 휴대폰은 옌서우이를 점점 더 고약한 위선자로 만들어간다. 아내를 속이는 것은 물론, 두명의 애인과도 줄타기를 하며 교묘하게 더블데이트를 이어간다.

입만 열면 거짓말인 위선자의 삶은 옌서우이 스스로의 자존감 마저 무참히 짖밟는다. 자신의 진행프로 ‘요이수오이(有一說一)’에 게스트로 출현한 동물 사육사는 ‘동물과의 교감에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말과 진실’을 주제로 한 이 대담 프로에서 사육사가 던진 말은 온통 거짓투성이인 옌서우이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방송 아카데미 강사 선쉬에(沈雪,쉬판 분)와 함께 여행중인 기차안에서 다른 애인 우위에(武月, 판빙빙 분)의 휴대폰이 걸려온다. “뭐? 뭐라고? 소음 때문에 하나도 안들려, 고향가는 중이야~”  짐짓 목청을 높여 전화 저편 우위에의 음성을 가리려고 진땀을 빼는 옌서우이.  “안들리긴, 옆자리 사람에게도 꽝꽝 들리는데...” 동료 페이모(费墨, 장궈리 분)는 옌서우이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혀를 내두른다.  

서우지(手械) 포스터<사진=바이두>

하지만 자루속에 송곳이 감춰질까,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란 없다. 옌서우이의 탈선은 ‘고약하게도’ 휴대폰에 의해 여지없이 들통이 나고 만다. 아내는 어느날 남편 옌서우이가 두고 나간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우위에의 ‘앙탈’을 듣고 남편의 불륜을 의심한다. ‘잘 때 내의를 벗지 마~’ 우위에가 보낸 야릇한 문자로 전모가 밝혀지고 옌서우이는 결국 이혼을 당한 뒤 방송마저 그만두게 된다.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는 노키아와 모토롤라가 휴대폰의 대명사였다. 실제로 두 회사가 중국 휴대폰 시장의 50%를 차지했다. 작은 폴더폰에 기능도 통화와 문자가 거의 전부였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이라 SNS 검색 모바일 결제 같은 것은 상상도 못하던 시절이고 앱이 뭔지도 몰랐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휴대폰은 마구 세상을 휘저으며 사람들의 일상을 뒤흔들어놓았다.     

옌서우이의 동료인 페이모는 회의시간 끝도없이 울려대는 전화 벨소리에 “서우지가 아니라 서우레이(手雷, 대전차 수류탄)”라며 불만을 터트린다. 허나 그 자신도 휴대폰의 덫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페이모도 석연치 않은 휴대폰 통화기록으로 아내에게 곤욕을 치른다. 이래 저래 휴대폰 때문에 속이 편치못한 페이모는 “휴대폰이 없던 농업사회가 더 행복했다” 며 한숨을 내쉰다.

평샤오강 감독은 영화 ‘서우지’를 통해 당시 중국인들의 집단적 경험인 휴대폰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 싶었던것 같다. 편리함을 댓가로 그것은 사람들에게서 평온한 일상을 앗아 갔다. 옌서우이에게 휴대폰은 늘 아슬아슬하고 위험스러우며, 소중한 관계에 금이 가게하는 괴물과 같은 존재다. 그는 마침내 부모대신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휴대폰을 활활타는 불더미에 던져버린다.

비록 사람이 휴대폰에서 달아나려 하지만 휴대폰은 귀신처럼 집요하게 사람을 쫒아다닌다. IT회사에 다니는 조카가 무심코 최신형 휴대폰을 건네주는데, 옌서우이는 공포와 같은 전율을 느낀다. 어쩌면 이 휴대폰은 그로부터 3년후쯤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잡스의 스마트폰 세상을 예시한게 아닌지.   

‘서우지 2’가 연내 방영될 거란 소식이다. 15년전 서우지 개봉 당시 ‘위선자 옌서우이는 바로 CCTV 유명 진행자 추이용위안(崔永元)이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펑 감독과 추이용위안은 서로 원수가 됐다. 15년뒤인 지금 ‘서우지 2’ 제작에 분노한 추이용위안이 펑 감독과 판빙빙의 천문학적인 탈세 의혹을 폭로하면서 요즘 영화계는 온통 난리다. 펑감독은 추이용위안에 대해 ‘뭘 근거로 영화속 옌서우이가 추이용위안 당신을 묘사했다고 하냐’며 쏘아붙였지만 상황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다툼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고, 이보다 정작 큰 관심은 펑샤오강 감독이 스마트폰 시대에 메가폰을 잡은 ‘서우지 2’가 중국의 스마트폰 세상을 어떻게 그려낼지에 모아진다. 스마트폰은 현대인들의 삶이고 신앙이고 희로애락이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도시의 모든 기능이 일순간에 마비될 듯한 세상이다. 24시간 모바일앱 세상에서 생활하는 인간들은 마치 스마트폰에 의해 움직여지는 좀비인지도 모른다. 잡스는 과연 인류에게 좋은 선물을 주고 간 것일까. 스마트폰시대 펑샤오강 감독이 만든 ‘서우지2’ 가 이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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