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출신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한 윗선과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밝히라며 사우디를 압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본인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지역위원장 행사에서 카슈끄지 살해와 관련해 지금까지 공유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입수했다며 사우디에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15명의 암살단에게 살해 지시를 내린 것은 누구인가?”라고 질문하며, 지난 2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내에서 살해된 카슈끄지의 시신 처리를 도운 현지 조력자의 정체도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한 사우디 검찰총장이 오는 28일 이스탄불에서 카슈끄지 사건 수사 책임자인 이스탄불 검찰총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논평으로 유명했던 카슈끄지는 지난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이후 종적이 사라졌다. 터키 수사당국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이 총영사관 내에서 그를 고문, 살해하고 시신을 절단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오디오 파일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 측은 당초 카슈끄지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고 주장했으나, 파장이 확산되자 입장을 바꿔 심문 과정에서 몸싸움 도중 우발적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며 사우디 왕실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가, 다시 계획된 살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터키 정부는 수사권을 쥐고 사건 관련 정보로 사우디를 압박하며 미국과도 줄타기를 하고 있으나, 사우디 왕실을 직접 비난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실종 당일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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