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에 VR·AR 결합해 '실감형'으로...'5G 킬러콘텐츠'로 각광
이통3사, 초기 5G 핵심 사업으로 '실감형 미디어'에 올인
[편집자] 3G, LTE에 이어 5세대(5G) 통신 시대가 시작됩니다. 사물과 인간이 촘촘히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초연결시대'가 구현되는 것입니다. LTE 보다 20배 빠른 네트워크 속도는 일상의 변화는 물론 인공지능·가상현실·자율주행·스마트홈 등 4차산업혁명을 완성하는 기반입니다. 뉴스핌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맞물려 5G란 무엇이며, 기업과 정부의 역할, 바뀌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등 총 50회에 걸친 '5G 빅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고 있는 토요일 저녁 8시. 실시간으로 이 경기를 관람 중인 A씨의 시선은 잠실경기장 3루측 응원단상을 향해있다. 정면을 보니 치어리더들이 음악에 맞춰 응원을 하고 있다. 좌우를 둘러보니 수천명의 관람객들이 응원가를 부르는 중이다. 뒤를 올려다보니 2층 관람석까지 관중이 가득차있다.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 선수가 친 볼이 아웃으로 끝났다. 두산베어스의 공격으로 이어진다. 막간을 이용해 A씨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벗었다. 현재 A씨의 실제 위치는 부산광역시의 한 아파트 거실이다. 그는 지금 '실감형 프로야구 중계'를 시청 중이다.
이용자들이 VR 기반 미디어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5G 시대를 맞아 미디어가 실감형으로 진화했다. 이통사들은 현재 이같은 형태의 5G 실감형 프로야구 콘텐츠를 가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사전 촬영된 영상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5G 네트워크가 더 촘촘하게 깔리고 이용자가 많아지면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콘텐츠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 상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초고속 네트워크·배터리절감기술·단말 등은 이통3사가 모두 갖고 있는 기본 사항"이라며 "기술은 결국 콘텐츠가 갖춰져야 의미있는 것이다. 이용자는 볼 것이 없으면 기술을 이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는 결국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가 5G 시대의 최고 수혜 산업이란 전망도 있다. LG유플러스는 '미디어·엔터 콘텐츠'를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자사의 경쟁 우위로 삼고 여기에 '올인'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 이통3사, 초기 5G 핵심 사업으로 '실감형 미디어'에 올인
LG유플러스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이통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전자 제조사, 중소기업·스타트업까지 모두 새롭게 펼쳐지는 '5G 미디어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SK텔레콤은 5G를 맞아 변화하는 미디어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게 위해 자사 모바일 인터넷TV(OTT) 서비스 '옥수수'를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과 합치기로 했다. OTT 플랫폼 푹을 운영하고 있는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충분한 유저풀을 확보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규모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이 플랫폼을 통해 VR·AR이 결합된 실감형 미디어 콘텐츠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KT 역시 5G를 맞아 변화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하게 영역에서 물밑작업 중이다. 아프리카TV와 손잡고 1인 미디어 및 e스포츠 생태계 지원을 하기로 했고, 5G 인프라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도 협업하기로 했다. 교육 업체와 손잡고 VR 등을 접목한 실감형 교육 콘텐츠 제작 역량도 확보했다. 혼합현실(MR)을 적용한 5G 체험공간도 전국 곳곳에 구축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국내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 4000억 원에서 2020년 5조 700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미디어 분야에선 2025년까지 최소 2조5000억원, 2030년까진 3조6000억원의 사회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 역시 5G 초기 시장은 콘텐츠, 그 중에서도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이 결합된 '실감형 미디어'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시대와 5세대(5G)를 구분지을 수 있는 '킬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소비자단에서 5G가 활성화되려면 VR, AR 등 신기술이 결합된 서비스들이 빠르게 보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