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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㊵] 한국에서 중독치료? '하늘에 별따기'

기사입력 : 2019년07월02일 16:10

최종수정 : 2019년07월02일 16:13

마약 중독자 54% "중독 치료 경험해보지 못했다"
복지부 '치료보호 사업' 예산 2억4000만원..금연사업은 1438억원
"검찰에서 치료보호 처분 적극 활용해야"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마약 중독자에 대한 치료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예산과 치료 관련 인프라 구축은 제자리걸음이다. 사법부가 마약사범에게 치료프로그램을 강제하는 비율이 턱없이 낮은 것은 물론, 치료프로그램에 투입하는 정부의 예산도 밑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

마약류 사범에 대해 검찰이 치료감호 처분을 내린 실적 [표=대검찰청]

전문가들은 중독치료 예산 금연 관련 예산의 절반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중독 관련 전문연구소를 설립하고 지정치료보호기관도 대폭 확대하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도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쥐꼬리 예산에 ‘보여주기식’ 지적

김영호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가 지난달 20일 경기도의회 ‘세계 마약퇴치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마약류 중독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중독 치료를 경험한 비율은 37.9%, 경험하지 못한 비율은 54.2%로 나타났다. 마약 중독자 중 절반 이상은 중독치료를 경험해보지 못한 셈이다.

현재 마약류 중독자를 치료하는 정부의 대표적인 사업은 보건복지부의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사업’이다. 마약 중독자의 치료를 지원해 재범률을 낮추고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검찰이 의뢰하거나 마약 중독자 스스로 치료 보호를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10년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사업의 2009년 예산은 2억6000만원이었는데 올해 예산은 이보다 2000만원 적은 2억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1인당 (중독)입원치료 비용은 20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단순히 계산해봐도 1년에 20여명만 지원받을 수 있는 액수다. 정부가 사실상 치료 없는 마약 정책만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복지부가 지정한 마약 중독자 치료 병원 예산 역시 2009년 2억3200만원에서 2016년 6000만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해 예산은 7500만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복지부에서 이처럼 마약 중독 치료에 투입하는 예산은 약 20억원으로 금연사업 예산인 1438억원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이범진 아주대 약학대학 교수는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의 중독 치료예산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금연사업 예산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중독치료에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한다면 마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 마약류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 지원 확대를 위해 예산을 증액할 계획인다”며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한 지정병원 확대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약사범, 치료의 길로 인도해야

마약 중독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검찰이 마약사범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고 복지부에 치료를 의뢰하는 방법과 중독자 스스로 치료를 요청하는 방식이다.

다만 중독자 대부분이 신변노출을 우려해 스스로 병원을 찾아오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치료를 적극 의뢰하는 쪽이 적절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검찰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마약사범의 재범률은 36%로 체감률은 40%에 육박한다. 수사기관에 붙잡힌 마약사범 10명 중 4명은 다시 검거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마약사범에 대한 검찰의 치료보호·감호 처분을 내리는 비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사진=뉴스핌 DB]

지난해 검찰에서 치료보호 처분을 받은 마약사범은 330명, 이 중 치료감호 처분은 16명이다. 국내에서 검거되는 마약사범이 한 해 1만2000명~1만400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극소수만이 치료의 기회를 얻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 마약 중독자에 대한 치료기회가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는 마약사범 중 초범의 경우, 처벌보다는 재활교육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제도, 집행유예 보호관찰제도, 치료보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국 52개 교정시설에서 마약류 재소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재활교육 프로그램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교정시설 내 재활교육 프로그램은 기본 총 16시간이고 5범 이상 중독자에게는 26시간 집중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약물중독회복연대도 세계마약퇴치의 날을 맞은 지난달 26일 “우리 사회는 마약 사용자들이 중독으로부터 회복에 이르는 시스템을 거의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마약 중독 치료·재활 예산을 확충하고 처벌 위주의 마약 중독 정책을 회복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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