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발표 후 재건축 단지 '약세'
마용성 지역 아파트 단지, 연일 최고가 경신
"신축 아파트 비중 높은 마용성 상승 탄력 받을 것"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예고로 서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내 신축 아파트와 역세권 기축 아파트 단지들이 강남 집값을 따라잡을 기세다. 분양가상한제 발표에 따라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마용성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0.03%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12일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 아파트 값은 보합 또는 약세를 보인 반면, 규제를 피한 신축·기축 아파트 값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탓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마포구(0.05%)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상승폭 확대를 이끌었다. 마포구와 함께 마용성이라 불리는 용산구와 성동구도 0.04%씩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둔촌주공 아파트 등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매맷값이 하락하면서 0.02% 상승률을 유지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전경. [사진=최상수 사진기자] |
실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4억2000만원(17층)에 실거래 신고를 마쳤다. 지난 5월 12억8000만원에서 1억 넘게 올랐다. 2016년 2월 입주한 현석동 '래미안 웰스트림' 전용 84㎡도 같은 달 15억9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현재 같은 주택형으로 16억원의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2주 사이 신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자들의 문의가 2배 이상 늘었다"며 "매도자가 가격을 올리겠다고 12억원에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계약이 이뤄지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용산구 문배동 '아크로타워'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매맷값은 지난 6월 8억8000만원에서 7월 9억9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0억원을 넘겼다. 한남동 '대림 아르빌' 전용 132㎡는 최근 11억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에서 10억원을 넘겨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14억3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직전 최고가 13억9000만원을 넘어섰다.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14일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에 앞서 6월에는 같은 면적 같은 14층 매물이 13억원에 거래됐다.
이르면 10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집중된 마용성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분양가상한제가 가시화되면 재건축 단지들이 많이 분포한 강남권은 약보합 또는 하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면 정비사업이 마무리돼 새 아파트 비중이 높은 성동구나 마포 지역은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