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 사회를 맡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석대변인)이 화제다. 조국 후보자 엄호를 위해 능수능란한 진행 솜씨를 선보였지만, 일각에선 사회자의 본분을 넘어선 다소 편향된 진행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 의원은 2일 국회에서 열린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 사회 도중 기자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막거나, 후보자 측에 기운 듯한 방향으로 질문을 이끌어내면서 빈축을 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홍 의원은 조 후보자의 딸과 사모펀드, 웅동학원 등 ‘도덕성 검증’과 관련된 질문이 빗발치자, “이 자리는 후보자 도덕성 뿐 아니라 정책 과제 등에 대해서도 질의하는 곳”이라며 선을 그었다. 논란의 핵심인 조 후보자의 도덕성과 관련된 질문을 막은 셈이다.
이와 함께 조 후보자가 답변과정에서 난감한 표정을 짓거나 신상에 불리한 질문이 나오면 사회를 보는 홍 의원이 직접 나서 후보자를 두둔하는 보충답변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한 주간지 기자가 조 후보자에게 ‘언론탄압’ 지적과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기자 개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수정 요청을 하거나 전화상에서 기자 개인의 상사와 친하다고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머뭇거리며 답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중립에 충실해야 할 '사회자 신분'에도 불구, “참고로 정치인들도 기자들에게 (기사 관련해서) 전화를 많이 한다”며 “정정 요청해서 안 될 경우 언론중재위에 요청한다”고 설명하며 적극 방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9.02 leehs@newspim.com |
홍 의원 뿐 아니라 민주당이 이날 간담회를 지나치게 제어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간담회 시작에 앞서 참석 가능한 기자들을 민주당 출입기자로 한정했다. 또 보수 유튜버 촬영팀을 퇴거 조치하면서 '국민 청문회'라는 설명을 무색하게 할 만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가 고심 끝에 어렵게 나선 자리 아니냐. 정치인 누구라도 국민들 앞에 발가벗고 나서는 그런 자리를 부담스러워 하지 않겠는가"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무리 의혹이 많다고 하더라도 조 후보자 입장에선 가족들 문제까지 모든 것을 드러내놓고 해명하는 자리다. 당연히 여당으로선 조금이라도 더 진정성 있게 답변하도록 도와주고 싶지 않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를 지켜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확실히 수읽기에서 민주당이 앞서가는 것 같다. 역사상 어느 누구도 인사청문회 대신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가감 없이 의혹을 해명한 전례가 없다"면서 "한국당으로선 계속해서 따라가는 형국이다. 조 후보자가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강하게 각인됐다. 그 옆에 홍익표 대변인의 조력이 돋보이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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