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명 '우한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대되면서 중국인 관광객들을 받던 국가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28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7일부터 중국인의 해외 단체관광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지 시기는 중국 설인 춘절(春節)과 겹치기 때문에 특수를 기대했던 국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 지지통신=뉴스핌] 김은빈 기자 = 마스크를 쓴 중국 시민들이 베이징(北京)역 부근을 걷고 있는 모습. 지난해 말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처음 발견된 '우한 폐렴'이 중국을 넘어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020.01.27 kebjun@newspim.com |
최근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관광지인 태국도 울상이다. 수도 방콕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을 이끄는 한 태국인 가이드는 "(단체관광) 금지가 2~3개월 이어진다면 사활적인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태국 관광·스포츠성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중국 여행자는 약 1099만명이었다. 국가 별로 살펴봤을 때 가장 많은 숫자로, 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약 30%를 차지한다. 그만큼 우한 폐렴으로 인한 영향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방콕의 왕궁 주변에서 과일·주스를 판매하는 한 점포의 점원도 신문 취재에 "손님의 80%가 중국인"이라며 "바이러스는 무섭지만 단체 관광을 모두 금지하는 건 지나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란도 중국 정부의 단체여행 금지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중국인 관광객에게 21일 간 비자를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원유수입에만 의존하는 재정구조를 바꾸기 위해 연간 약 3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게 목표였다.
이란에서 중국인 전문 투어를 운영하는 한 여행회사 담당자는 "가뜩이나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격 사건으로 관광객이 줄었다"며 "150여명 정도로 전망했던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우한 폐렴을 우려하며 중국인 관광객을 꺼리는 국가도 있다. 현재까지 4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까지 이틀동안 중국인 입국금지에 찬성한 사람은 37만명이 넘는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저녁 감염 발생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말레이시아를 방문하는 중국 국적자에 한해 일시적인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