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자사주 매입한 CEO 수익률 비교
'수익률 1위'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예상 수익에 불과...차익실현은 어려워"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지난해 3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폭락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였던 증권사 대표이사(CEO)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당시 1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약 1년 새 3000선까지 치솟으면서 평균 2배에 가까운 예상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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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폭락장 당시 자사주를 매입한 증권사 대표이사 CEO들 중에서 지난 9일 기준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인 사람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의 수익률은 165.4%다. 평가차익도 141억9596억원으로 압도적이다. 다른 증권사 경영진의 평가차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김 회장은 지난해 폭락장 당시 자사주 26만3000주를 사들였다. 당시 주가는 3만2623원이었으나 지난 9일 기준 8만6600원까지 올랐다.
다음은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이 차지했다. 조 부회장의 수익률은 155.6%로 평가차익은 3005만원이다. 그는 지난해 자사주 5000주를 매입했다. 당시 주가는 1주당 3860원이었지만 이달 9870원을 기록하고 있다.
3위는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다. 최 대표는 120.3%의 수익률을 냈다. 평가차익만 1억2842만원이다. 최 대표는 지난해 자사주 5만5000주를 매수했다. 당시 주가는 1주당 1940원, 현재는 4275원이다.
4위는 수익률 87.8%를 낸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다. 고 대표의 평가차익은 2049만원이다. 그는 지난해 자사주 7500주를 사들였다. 5위는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다. 권 대표는 약 53.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가차익은 4020만원이다. 권 대표는 지난해 자사주 4만3700주를 샀다. 당시 주가는 1850원, 현재는 2835원이다.
다만 해당 수익은 실제 주식을 처분해서 얻은 이익이 아닌 평가이익이다. 증권사 CEO를 포함한 경영진의 주식매매는 법규로 제한하고 있어 차익실현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증권사 오너들이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차익실현을 위한 저가매수라기 보다는 주가안정을 위한 자구책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