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 결정하면 전담이 바람직"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미국과 외교적 관여를 시작하면 현재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성 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대행이 인도네시아 대사직은 그만두고 대북특별대표직만 전담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을 순방 중인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은 2일 태국 방콕에서 가진 전화 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성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2021.03.19 yooksa@newspim.com |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받아들이길 바란다며, 성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 전임대사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은 김 대표가 인도네시아 전임대사로 복귀한다는 의미에 대한 RFA의 질의에 김 대사는 인도네시아 대사와 대북특별대표를 겸직(dual hatted)할 것이라며, 이는 그가 인도네시아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역내 동반자 국가 및 동맹들과 긴밀히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RFA에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관여하기로 결정한다면 성 김 대사는 대북특별대표만 전담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북한 담당국장도 미국과 북한이 협상을 시작하면 대북특별대표는 겸직이 아닌 전담(full-time) 직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전 국장은 "북한이 미국에 반응하고 관여하기 전까지 김 대사가 대북특별대표와 인도네시아 대사를 겸직하는 것은 괜찮지만 협상이 시작되면 풀타임 즉 전담 협상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김 대표의 겸직은 현재 북한과 대화가 진행되는 것이 없고 북한이 미국과의 재관여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미국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구기관 아틀란틱카운슬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성 김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겸직시킨 것은 지난 28년 동안 대북외교 실패로부터 배운 현실주의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가 외교에 진지하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때까지 바이든 행정부는 많은 정치적 자원(capital)을 북한 문제에 투자하길 꺼린다는 설명이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은 전날 전화 기자 설명회에서 셔먼 부장관이 북한에 대북정책을 알렸다는 언급과 관련해 "셔먼 부장관의 언급에 앞서 말하지 않을 것이며, 업데이트되는 내용은 나중에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은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