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의정부시 공무원노동조합(공노조)이 시청 본청사 외벽에 시를 비판한 한 지역방송사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불법 논란이 제기되면서 하루만에 철거했다.

현수막이 걸린 직후 시민들은 불법을 단속해야 할 시가 스스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의정부시와 국민신문고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부시 공노조가 내건 대형 현수막.[사진=독자 제공] 2022.01.24 lkh@newspim.com

24일 의정부시 공노조와 시민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의정부시청 본관 외벽에 '나라방송과 인터뷰 거부한다, 관련 기자 청사출입 제한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 2개가 게재됐다.

해당 방송사는 지난 17일 도봉면허시험장 의정부 이전과 관련된 의정부시와 서울시, 노원구와의 협약서 공개 이후 의정부시의회 정선희 의원과 4분27초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의원은 인터뷰에서 협약서에 협약당사자인 경기도가 빠져 있고 도로교통공단 의견도 협의되지 않은 점 등 여러 문제점을 들어 부당하고 불공정 협약임을 강조했다.

그러자 의정부시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한편 이같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공노조 김형태 위원장은 "도봉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해서는 지역의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편파 방송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아 조합원들이 고통스러워 했다"며 "노조의 가치는 조합원의 힘든 부분을 해소하는 것인 만큼 현수막을 내거는 결정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면밀한 검토를 하지 못했던 부분과 다소 지나친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언론의 지나침을 치나침으로 대응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기도 했다"며 "이런 대응에 많은 조합원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원을 제기한 한 시민은 "불법을 단속하는 시가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다는 이유로 형평성을 잃고 시청사에 버젓이 불법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고 크게 당황했다"며 "이번 대응은 시민들이 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l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