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기업결합 신고 1027건…325.5조 규모
북미 43%, 유럽 33% 급감…한국 7.7% 감소
국내기업 85.3% 신고…외국기업 신고액 82.2%
SK그룹 신고건수 최다…카카오·한화·현대차 순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작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기업의 기업결합(인수합병·M&A) 건수가 1027건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세계적인 M&A 감소 추세 속에서도 2년 연속 1000건을 돌파하며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M&A가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기업의 경우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M&A 규모는 증가한 반면 신(新)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비계열사 간 M&A 규모는 감소한 모습이었다. 경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M&A가 강화된 것이다.
국내 대기업그룹 중에서는 SK가 전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기업결합 신고를 가장 많이 했고, 이어 카카오·한화, 현대자동차 등 순이다. 계열사가 많은 그룹일수록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기업결합의 필요성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 신규 산업 진출보다 사업구조 재편 위한 M&A 활발
공정위는 9일 이같은 내용의 '2022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인 상장회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하는 경우 등에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이러한 기준에 따라 작년 공정위에 신고된 기업결합 건수는 전년보다 84건 감소한 1027건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기업결합 금액도 325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3조5000억원(-6.7%) 줄었다.
북미(-43%), 유럽(-33%) 등을 중심으로 기업결합 규모가 크게 감소하는 등 전세계적인 기업결합 둔화 추세 속에서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876건으로 전체의 85.3%를 차지했고, 기업결합 규모(금액)는 58조원으로 17.8% 수준이었다. 반면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51건으로 전체의 14.7% 수준이나, 기업결합 규모는 267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82.2%에 달했다. 외국기업에 의해 이뤄지는 M&A 규모가 훨씬 큰 셈이다.
국내기업 간 기업결합 건수는 933건으로 전년 대비 68건(-7.3%) 감소했으나, 기업결합 규모는 57조5000억원으로 6조4000억원(12.5%) 증가했다.
사업구조 재편 등을 위한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96건으로 47건(18.9%) 늘었고, 기업결합 규모는 13조1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21.3%) 증가했다. 반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580건으로 125건(-17.7%) 감소했고, 기업결합 규모도 44조7000억원으로 9조원(-16.8%) 줄어들었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2021년 대비 약 18% 증가한 점으로 미뤄 볼 때 위드 코로나, 금리인상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업결합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186개 계열사 보유한 SK, M&A 신고 30건으로 국내 1위
국내 대기업그룹에 의한 기업결합의 경우 계열사가 많은 그룹이 기업결합 건수도 많아 사업구조 재편의 필요성이 더욱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은 총 263건으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의 30.0%를 차지했으며, 기업결합 규모는 18조6000억원으로 전체의 32.1%에 해당했다.
전년 대비 기업결합 건수는 39건(-12.9%), 규모는 14조7000억원(-44.1%) 감소했다.
SK가 총 30건으로 전년에 이어 기업결합 신고가 가장 많았고, 카카오가 19건으로 한 단계 상승해 한화와 함께 그 뒤를 이었다. 그 외 현대자동차 10건, 롯데·다우키움·유진 9건, 반도홀딩스 8건, DL·네이버 7건 등이다.
계열사가 많은 그룹이 기업결합 건수도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월 기준으로 SK의 계열사 수는 총 186개로 대기업그룹 중 가장 많다. 그 밖에 카카오는 136개, 현대자동차는 91개, 롯데는 85개 등이다.
또한 국내 대기업그룹의 계열사 간 결합은 112건으로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의 42.6%를 차지했고, 비계열사에 대한 결합은 151건으로 57.4%에 이르렀다.
기업집단 내 단순 구조개편을 의미하는 계열사 간 결합을 제외할 경우 SK(18건), 한화·현대자동차(9건), DL·롯데·LG(건), 다우키움·미래에셋(5건), 농협(4건) 등 순으로 기업결합 신고가 많았다.
신 과장은 "SK의 경우 30건 중 12건은 계열사 통폐합 등 구조개편 차원에서 이뤄졌고, 나머지는 건설과 환경처리 등 분야 기업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전체를 기준으로 기업결합 수단을 살펴보면, 주식취득이 305건(29.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합병(254건, 24.7%), 합작회사 설립(253건, 24.6%), 임원겸임(126건, 12.3%), 영업양수(89건, 8.7%)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42건(33.3%), 서비스업이 685건(66.7%)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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