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업계, 물가안정 '선봉장' 자처
1·2인 가구 중심 장보기 수요 몰려
CU·GS25 매출, 홈플·롯데 보다 높아
편의점 매출 비중도 2년째 마트 앞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편의점업계가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장바구니 물가안정'에 뛰어들었다.
1인가구를 중심으로 장보기 수요가 편의점으로 빠르게 몰리면서 편의점도 대량으로 물건을 매입, 원가경쟁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하지 않았던 쌀이나 삼겹살과 같은 신선식품부터 세제와 같은 생활용품까지 적극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대형마트와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3일 오후 서울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진열된 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2023.04.03 anob24@newspim.com |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계는 최근 물가안정 선봉장을 자처하고 나섰다.
CU는 이달부터 매달 1~11일 인기 있는 상품들을 엄선해 할인하는 '쓔퍼세일'을 진행한다. 편의점 대표 할인 프로모션인 1+1, 2+1 행사를 비롯해 4·6입 맥주 번들 할인, 한정 기간 특가 세일을 선보인다.
특히 1+1, 2+1 상품은 식료품에서 벗어나 세제, 생리용품과 같은 생활용품까지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CU 관계자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고객의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25도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총 100만여 수량의 필수 먹거리를 준비한 물가안정 '실속 PICK' 기획상품 판매를 진행한다. GS25 역시 쌀과 계란, 사과, 대패 삼겹살 등 신선식품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GS25 관계자는 "고물가인 현 상황에서 편의점 신선상품의 물가는 오히려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며 "신선상품 물가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신선식품을 비롯한 장보기 수요 잡기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근거리 소비 문화 확산에 더해 최근 고물가로 인해 고객들의 외식 부담이 증가하면서 집 앞 편의점에서 식재료를 찾는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CU에 따르면 식재료 상품들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0년 19.6%, 2021년 21.4%, 2022년 19.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축수산 식재료 카테고리는 2020년 17.0%에 이어 2021년 24.7%, 2022년 35.3%를 기록하면서 고객들의 높은 수요를 입증했다.
장보기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리며 대형마트와의 매출 순위도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 매출 순위는 ▲CU 7조5778억원 ▲GS25 6조8187억원 ▲세븐일레븐 5조4540억원 ▲이마트24 2조1181억원 순이다. CU와 GS25의 매출은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매출을 뛰어넘었다. 세븐일레븐의 매출도 롯데마트에 육박했다.
전체 유통업계 매출 비중은 지난 2021년 편의점이 대형마트를 추월한 데 이어 2년 째 편의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편의점 3사(GS25, CU, 세븐일레븐)의 매출 비중은 16.0%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매출 비중(15.7%)을 근소하게 앞섰다. 지난해에는 편의점 매출 비중이 16.2%로 대형마트(14.5%)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도 편의점(10.8%)이 대형마트(1.4%)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월드컵 특수를 비롯해 물가상승, 근거리 쇼핑 추세가 이어지면서 생활용품(25.9%)과 잡화(16.6%)의 편의점 매출이 늘었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2인가구를 중심으로 한 소비패턴의 변화로 편의점 소비 비중이 늘면서 업체간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편의점으로 몰리는 수요를 계속 잡아두기 위해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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