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각 갖춰야…소지역주의 넘지 못한 한계도 있어
선진 해양 국가와의 인적 교류 바탕으로 세만금 사업 추진
"제도 정비 부실로 기업유치 마케팅에도 실패"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운영 사태로 새만금 사업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글로벌 시각에서 새만금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새만금 개발이 실패한 원인으로는 '정권의 변화에 따른 설계 축소·변경'이 꼽히고 있지만, 소지역주의를 넘지 못한 한계도 있었으며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북 군산대학교는 새만금과 한국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군산대 연구재단 4단계 BK21연구팀과 이공계 중점연구사업팀 주최로 열렸다.
박영준 광운대학교 교수(전 지식경제부 차관)/제공=군산대학교 |
특강 연사로 나선 박영준 광운대학교 교수(전 지식경제부 차관)는 새만금 사업이 지지부진한 원인을 진단하고, 좌조 위기에 놓인 사업이 다시 자리를 잡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이른바 '새만금 전도사'로 알려졌다.
새만금 사업은 1991년 노태우 정부 시절 '새만금 간척 종합 개발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기공식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이후 환경단체와의 소송 공사 중단 소송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물막이 공사가 2006년 4월 마무리됐다.
새만금 사업은 2011년에 새만금 종합개발계획(국무조정실)에 따라 새만금위원회(국무총리 소속)가 설치되고, 종합개발과 실행 계획이 나오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당시 아시아 동북부 지역은 세계 무역량의 16%를 담당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부상 중이었는데, 새만금을 세계경제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었다.
산업 및 관광 등 복합용지는 기존 28%에서 70%로 확대하고, 농지는 72%에서 30%로 줄였다. 애초 농지조성 간척사업으로 시작한 새만금 사업이 동북아 경제를 중심으로 개발 패러다임을 바꾼 것. 도로, 철도, 항만, 수도, 공항 등 광역기반 시설 계획도 세워졌다.
당시 새만금 사업 추진 콘트롤타워를 맡았던 박 교수는 이른바 '선진 해양 국가'와의 인적교류를 강조했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과 네덜란드 빔 콕 전 총리를 새만금 명예자문관으로 위촉해 해외 투자 유치,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정권의 변화에 따라 새만금 정책이 흔들렸고, 정책 변경으로 이어졌다. 해외 유망기업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지만, 대부분이 업무협약이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애초 새만금에 웅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점점 축소·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지역주의를 넘어서지 못한 '한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군산을 비롯한 김제, 부안, 고창 등 지역주의를 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다.
원활한 기업 활동을 위한 보건, 의료, 교육, 문화, 법률 등 글로벌 관점에서의 밑그림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내놨다.
[부안=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8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장에서 각국 대원들이 철수하자 야영장이 텅 비어있다. 2023.08.08 choipix16@newspim.com |
박 교수는 "특히 청년들의 삶을 담아낼 도시계획이 없다"며 "제도 정비 부실로 유럽 강소기업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기업유치 마케팅에도 실패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또 "중앙정부와 새만금 관련 조직의 부실한 기업문화가 기업 유치 실패와 업무협약(MOU) 수준에 머무는 원인이 됐다"며 "새만금 개발 예산을 중앙정부에만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교수는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적 설계'가 현재 시점의 새만금에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우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다면 새만금을 동북아 중심도시로 우뚝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우리의 중요 파트너인 베트남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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