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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정치개혁의 담론, 누가 이끌어야 하나?

기사입력 : 2024년05월11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5월13일 07:58

영국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지는 매년 민주주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10점 만점인 이 지표는 8점 이상을 얻은 나라를 완전한 민주주의체제라 분류하고 있다.

1789년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를 채택한 미국은 2023년 기준으로 10점 만점에 7.85점을 획득해 불완전한 민주주의(Flawed democracy)로 분류되어 있다.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미국의 민주주의 질은 급전직하로 악화되었고 이후 제대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기간 동안 민주주의의 질을 회복하지 못하고 7.85점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민주주의 질이 한번 추락하면 예전 수준으로 다시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경종을 울리고 있는 셈이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질적인 개선을 이루어 내야 하나?

[사진=위키피디아] 2022년 이코노미스트에서 발표한 전세계 민주주의 지수 현황

하락하고 있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

8점 이상을 얻은 국가는 167개 측정국가 중 24개국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 우리나라는 2022년과 2023년 두 번에 걸쳐 8.09를 얻어 22위에 머물고 있다. 피부에 와 닿지는 않지만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완전한 민주주의의 옷을 입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대통령과 야당대표 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지적한 한 연구단체가 있어 화제다. 자유민주주의 지표를 매년 발표해 국제적 공신력을 얻고 있는 V-Dem 자유민주주의 지수(Liberal Democracy Index, The Variety of Democracy Institute)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수준이 뒤집힌 종모양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음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2022년과 2023년 측정결과 1점 만점 중 0.6으로 추락해 전체 179개국 중 47위를 기록하고 있다. 2년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에 있으며 더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두 기관의 상반된 신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이코노미스트지의 지적처럼 별탈없이 잘 작동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V-Dem의 지적처럼 우리도 미국과 같이 질이 급격히 떨어져 영영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닐까? V-Dem의 측정결과가 어느 정도 우리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대통령제의 문제는 아닐까? 그렇다면 의원내각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국가별 민주주의 지수 (이코노미스트), 위키페디어 재인용.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의 장단점

민주주의 수준과 통치체제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이코노미스트지가 측정한 완전 민주주의에 속한 23개국 중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우루과이(14위), 한국(22위), 프랑스(공동 23위)만 있을 뿐 나머지는 의원내각제를 통치체제로 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최고의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는 국가들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경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지표는 보여주고 있다. 아렌드 리이파트(Arend Lijphart) 교수는 주로 대통령제와 소선거구가 결합된 웨스트민스터 모델보다는 의원내각제에서 채택하고 있는 협의적 모델이 더 좋은 민주주의 제도라는 연구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사진=위키피디아] 국가별 정부형태

왜 그럴까?

협의적 모델을 채택한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국민생활수준이 높고, 사회적 타협이 잘 이루어져 사회계층간 갈등이 낮고, 정치적 부패도가 낮으며, 양극화의 정도도 낮다. 그러니 삶의 수준과 평균수명이 길수 밖에 없다. 선거를 통해 정치를 변화시키고 한 표의 가치로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가치측정 지표인 정치효능감(political efficacy)이 높아 투표참여율도 높게 나타난다. 1990-2010년 기간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스톡머와 칼카 (Stockemer & Calca 2012)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은 협의제 모델을 채택한 국가들에 비해 평균 5% 포인트의 투표율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대의적 대표성과 사회적 비례성이 높기 때문에 정치 효능감도 높아져 투표율이 높게 나온다는 가설을 잘 입증해 주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제 하에서는 대통령에 과다하게 집중된 통치권력과 의회와의 불협화음이 가장 큰 정치적 불안요인으로 지적된다. 3권분립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고, 여대야소 상황에서는 야당을 무시한 정책독주가 발생하고,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는 야당의 독주로 대통령과 정치적 충돌을 야기시키며, 그 결과 정국의 불안정이 초래되어 시장의 안정까지 해쳐 국민의 불안도 가중된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제는 경제성장과 분배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 맥마누스와 오즈칸 (McManus &  Ozkan 2023)의 책 '왜 대통령제는 경제에 해로울까' (Why are Presidential Regimes Bad for the Economy?)에서 대통령제 국가들이 대체로 인플레이션 조절에 실패하고, 양극화의 골이 더 깊으며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권력이 집중되어 효율적인 대응에 실패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이 뿐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잘 입증되고 있듯, 집권여당이 야당보다 의석수가 적은 여소야대의 상황속에서 타협보다는 두 정치권력이 정면충돌해 정치적 타협은 실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치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생활을 안정시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본연의 의미는 실종되고 일방통행과 배타의 정치가 만연해 결국 국민은 풍파를 만난 동주에 떠있는 불안한 삶을 영위하게 된다.

정부효율성과 자유민주주의 지수의 상관성

그럼 의원내각제는 만병통치약일까?

협의제의 근간을 이루는 의원내각제와 비례대표제는 사회적 대표성, 비례성, 표의 등가성이 높아 가장 이상적인 통치체제처럼 보이지만, 이 제도도 상당한 단점을 안고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고 핀란드 등의 국가들에서 보듯 정부구성의 어려움이 가장 큰 난점으로 꼽힌다. 적극적 의원내각제(positive parliamentarism) 제도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적극적 의원내각제란 과반수를 넘는 정당세력들이 정부를 구성하기 때문에 4개에서 10개 이상의 정당으로 분파된 의회에서 51퍼센트를 확보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언어, 종교, 지역, 인종으로 분화된 정당세력간의 이해득실 계산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정치적 협상을 통해 정부를 구성하는 기간이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6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가 구성되어 활동하더라도 민감한 정치적 사안으로 소수정당이 연립정부를 박차고 나갈 경우 정부는 다시 해산되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선거를 치르고 정부를 구성할 수 없어 결국 재선거를 치렀지만 똑 같은 상황이 벌어져 정부구성이 또 다시 난항을 겪은 사례가 숱하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소극적 의원내각제(passive parliamentarism)를 채택하면 해결되는 것일까? 다수가 반대하지 않으면 소수정권(minority government)을 출범시킬 수는 있겠지만 다수 야당들과 협상과 타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예산안 하나 제대로 통과시킬 수 없는 식물의회가 되기 때문에 정국자체가 매우 불안한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어 이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소수정권은 전적으로 야당의 도움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야간 양보할 것은 하고, 얻을 것을 얻어내는 정책교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비타협적 정당들이 존재하는 한 정부는 야당의 도움 없이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루어 낼 수 없게 된다. 결국 타협과 협상의 준비가 되어 있고, 합리적 설득과 토론을 바탕으로 정책협상을 전개할 수 있는 정당들의 존재가 전제조건으로 선행되어야 소극적 의원내각제도 성공할 수 있게 된다. 타협과 협상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정당이 존재하지 않는 한 적극적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들과 비슷하게 소극적 의원내각제에서도 정치적 비효율성은 높을 수밖에 없다.

대안으로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혼합선거제(Mixed-member proportional system)와 5퍼센트의 최소득표율을 결합시키면 의원내각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까? 이것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쉽지 않다. 첫째, 정당들이 3-5개가 의회에 진출할 때 과반수 정당들의 연합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데, 가장 규모가 큰 두 개의 정당들이 정책적 거리감이 적은 정당들로부터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다수정부(majority government) 구성은 이론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둘째,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의 최대 정당들이 함께 좌우연정을 구성할 수 있어야 가능한데, 우리나라처럼 두 거대 정당간 불신의 골이 워낙 깊어 절대로 함께 정부구성에 참여할 수 없을 경우 정부구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된다. 독일의 경우 안젤라 메르켈과 울라프 숄스(Olaf Scholtz)가 구성한 좌우연정처럼 보수계 기민당과 진보계 사민당이 함께 정부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가 제대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결국 혼합식 선거제도와 소극적 내각책임제의 결합이 답이 될 수도 있겠으나, 우리나라는 이런 중대한 정치적 논제를 꺼내 들고 논의를 할 수 있는 정당들이 아예 관심조차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치개혁은 요원하기만 하다.

대안은 없을까?

민주주의 개선을 위해 정치개혁 논의는 일반적으로 정당들이 주도권을 쥐고 진행해 나가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정당들이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선거가 다가오면 그 때야 마지못해 논의를 시작해 시간부족으로 졸속으로 개혁안을 가지고 협상을 하거나, 아예 포기하게 되는 상황은 한 두 번 경험 것이 아니다. 매번 국회가 구성되면 그럴듯한 정치개혁 특위활동을 위해 국민들의 세금이 얼마나 헛되이 쓰여졌는지 그 숫자를 헤아리지 못할 정도다.

국민들은 이제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기대조차 하지 못하는 형국이다. 얼마 전 참가한 정치학자 학회모임에서조차 정당들이 변하지 않으면 정치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형국이라는 한탄과 포기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당들이 손 놓고 있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영영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은 이제 포기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영국의 성공적 사례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사드협회 홈페이지

영국의 한사드협회(Hansard Society)는 1944년 당시 무소속 출신 의회의원 이었던 킹홀(Stephen King-Hall)이 2차대전 이후 영국 의회개혁과 발전, 그리고 민주주의의 심화를 위해 처음 출범되었다. 2차대전 당시 총리와 부총리였던 처칠과 애틀리와의 면담에서 의회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 개혁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 출판, 의회의 관심, 국민계도 등을 통해 가능하다고 설명해 둘을 회원으로 가입시킨 직후부터 의회 밖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의회의원들의 본회의 회의록을 정리해 국민들에게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소개하며 의회제도의 버그를 찾아내려고 역량을 집중했다.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양한 선거제도의 장단점을 소개하기도 했으며, 선거관리제도의 문제점을 연구해 국민계도용으로 출판하기도 했으며, 선거획정제도, 선거비용문제, 의회의 상임위 활동의 문제점, 국민투표의 장단점 등 경계없는 연구주제를 채택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환기시켜 왔다. 시민들을 위한 정치교육과 정책교육도 협회의 활동 중 중요한 영역이다.

영국의 한사드협회는 80년간 어떤 대학연구소, 국책연구소, 사설연구소보다도 더욱 적극적으로 의회개혁과 민주주의 증진(parliamentary reform and democracy promotion)을 위해 캠페인을 전개해 나갔다. 그 결과 국민들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책자의 출판, 중요한 개혁이슈에 대한 정치적 담론 제기 등을 통해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왔다. 협회가 80년동안 발행해 온 자료는 협회도서관 자료실에 보관되어 시대별로 제기된 개혁의 필요성에 관한 논쟁의 핵심을 확인할 수 있어 2차대전 후 영국민주주의의 발전과정을 확인해 보는데 매우 중요한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필자도 1995년 한사드협회를 방문해 선거제도와 선거관리, 선거구획정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체계적으로 수집해 활용했던 좋은 경험을 갖고 있다. 협회에서 출판한 자료들은 의회와 대학에서 중요한 토론자료가 되기도 하고, 미래 정치인 지망생들을 위한 중요한 정치교육자료로도 사용된다.

우리나라의 양궁협회는 부동의 세계 1위 팀을 만들어냈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양궁협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모방해 훈련모델과 장비개발, 지도자 육성 등에 투자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선수들을 관리하고, 공정하게 평가하고, 훈련시켜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지속적 투자와 무한한 정성의 결과다. 양궁협회처럼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개선을 위한 민간단체의 출현은 필연이라고 본다.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의 질은 꾸준한 제도개혁과 정당민주화, 새로운 지도자의 육성, 그리고 정치토론 수준 향상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 함께 힘 합쳐 한국의 한사드협회와 같은 민간정치개혁협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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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 특별교역국 박탈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자존심을 건 관세전쟁이 계속 고조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부여한 특별교역국(PNTR: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영구정상교역관계) 지위까지 박탈해 중국에 대한 관세를 평균 61%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무역전문가들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1월20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에게 중국의 특별교역국 지위와 관련한 입법적 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PNTR은 이전 '최혜국대우(most-favored-nation treatment)'로 불려진 것으로, 관세와 항해 등 양국간 관계에서 제3국에 부여한 조건보다 절대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교역의 일반원칙으로 지지하고 있다. 미국은 2000년 중국의 WTO 가입 전 중국에 PNTR 지위를 부여했다.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재검토 지시 이후 존 물레나 공화당 의원과 톰 스워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 23일 하원에 공정무역복원법안(Restoring Trade Fairness Act)을 공동발의했다. 물레나 의원은 하원 중국관련특별위원회의 공화당 의장을 맡고 있다. 상원에도 동시 발의된 법안은 중국과 정상교역 관계를 중단하고 관세를 5년간 35~100% 수준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슷한 법안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폐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민주 공화 양당 지지가 점점 확산돼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짐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따르지 않아 PNTR 지위가 박탈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트럼프는 중국과 어떤 거래를 할수 있을지 지켜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기업 컨설턴트와 법률가는 거래 기업들이 중국의 PNTR 지위 상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중국 바깥(제3국)으로 이전하거나 외국인 직원을 귀국시키고 중국내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고 했다. 추가 관세 부담을 전가하기 위해 납품 계약 조건을 재협상하는 기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연구소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무역단체인 미중무역위원회(USCBC:U.S.-China Business Council)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PNTR 지위를 상실하면 연료를 제외한 모든 중국산 제품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했더라도 관세가 현재 19%에서 평균 61%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SCBC는 "중국에 대한 PNTR 지위 박탈은 중국의 무역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미국이 가진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지시간 2월4일 0시1분을 기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10%가 발효되자 중국도 즉각 보복 관세 조치로 맞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한편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 선임연구원 데렉 시저스는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없이는 PNTR 취소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미국과 정상적 교역국 지위를 가지지 못한 나라는 쿠바와 북한, 벨라루스, 러시아 등 4개국 뿐이다.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 접근하는 콘테이너 화물선 [사진=로이터] kongsikpark@newspim.com 2025-02-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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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 '유리기판'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판 기술로 '유리기판'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FC-BGA(Flip-Chip Ball Grid Array) 기판은 플라스틱 재질로 제작돼 대면적 적용 시 휨 발생과 평탄성 저하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LP(패널 레벨 패키징) 및 유리기판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유리기판이 반도체 패키징의 한계를 넘어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 소재 대신 유리를 사용함으로써 수율 문제와 패턴 왜곡 현상을 해결하고, 이론적으로는 칩의 패키징 두께를 최대 4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 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71억달러(약 10조 3063억원)에서 오는 2028년 84억 달러(12조 1934억원)로 18%가량 고속 성장이 전망된다. AI 등 차세대 기술 활용을 위해 고성능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가 그린 유리기판의 모습. [사진=챗GPT] 국내 기업들도 유리 기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C는 CES 2025에서 유리 기판을 선보였으며,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는 연간 7만2000㎡ 규모의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또한 유리 기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닥 상장사 나인테크도 FO-PLP 및 유리기판 관련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나인테크는 열팽창 계수의 변화에 따른 기판의 휨 현상을 핸들링하고, 기판 두께가 얇아지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장비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향후 수요에 대비해 생산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나인테크는 지난 3년간 FO-PLP에 적용되는 모든 WET STATION 장비를 해외 반도체 회사와 글라스 코어기판 회사에 납품해왔다. 과거 레퍼런스와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생산 시설까지 증설된다면 유리 기판 관련 매출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인테크 관계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PLP 장비 납품 경험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여 반도체 패키징 공정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R&D 투자를 통해 PLP 및 유리기판이 상용화되는 시점에 나인테크가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ylee54@newspim.com 2025-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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