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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분석-현대차] (下) 정의선 지분 7.6% 그쳐, 상속 열쇠로 보스턴다이내믹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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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 못 끊은 유일한 10대그룹
7.6% 지분율로 현대차 지배 눈길
상속세만 수조원…꼬여 버린 승계
'글로비스' 통한 지배권 승계 난항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지 못한 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구조는 정몽구 명예회장 → 현대모비스 → 현대차 → 기아차 → 현대모비스로 다시 연결된다.

LG, SK, CJ 등 대부분의 주요 그룹이 순환출자의 대안으로 꼽히는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한 것과는 비교되는 구조다. 지주회사는 지배 구조를 수직으로 단순화한 형태다. 자회사 지분을 직접 보유해 소유와 지배의 일치도가 높다. 2014년에 공정거래법 개정 이후 계열사 간의 '순환출자'는 금지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순환출자에 대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어 실질 지분보다 더 큰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을 규제강화의 이유로 설명한다. 법 개정 전 이미 순환출자 구조였던 현대차그룹은 오래전부터 이 구조를 해소하려 했으나 아직 해결 가능성은 요원하다.

◆ 7.6%의 낮은 지분율로 현대차그룹 지배 눈길

더 큰 문제는 정의선 회장의 취약한 지분율이다. 선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은 1938년생으로 올해 나이는 87세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공식 석상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도 장기적인 상속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 명예회장은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 차녀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 3녀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장남 정의선 회장 등 1남 3녀를 두고 있다. 계열사 간 순환출자 때문에 복잡하지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은 사실상 '현대모비스'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고작 0.3%에 불과하다. 정몽구 명예회장 지분율 7.3%를 합쳐도 최대주주 지분율 합계가 7.6%에 그친다. 극단적인 관점에서 보면 고작 7.6%의 현대모비스 지분율로 재계 3위인 현대차그룹(공정자산총액 307조원)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보통 이렇게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으면 적대적 M&A 세력의 타깃이 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계열사인 '기아'와 '현대제철'이 순환출자 구조로 각각 현대모비스 지분을 17.7%와 5.9% 보유 중이다. 실질적인 경영권 방어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이유다.

현재 현대차그룹 전체 매출의 약 80%를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개 주력 계열사가 책임지고 있다. 현대모비스 외에 나머지 3개의 주력 계열사에 대한 최대주주의 직접 지분율도 취약한 상태다. 최대주주(정의선ㆍ정몽구)의 현대차 지분율은 8.1%, 기아 1.8%, 현대제철 11.8%다.

◆ 일감 몰아주기 '글로비스' 통한 지배권 승계 난항

모든 재벌 기업들의 지상 과제는 자식들에 대한 안정적인 그룹 지배권 승계다. 그런데 이 과제는 최고 과세율이 무려 60%(최대주주 할증과세 포함)에 달하는 한국의 약탈적인 상속세 구조상 쉽지 않다.

이런 구조하에서 정상적인 지배권 승계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온 편법들이 삼성그룹의 에버랜드CB 우회상속 논란, SK그룹의 수많은 기업 인적분할ㆍ합병 논란 등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2001년부터 일찌감치 그룹 지배권 이양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 핵심전략은 물류ㆍ해운 전문 계열사인 '현대로지텍(현 현대글로비스)' 신설이었다. 신설 당시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약 60%였다.

현대차와 기아 등 그룹 계열사는 물류 대부분을 외부 경쟁 없이 '현대글로비스'에 몰아줘 매출의 70~80%가 그룹 내부에서 발생하게 됐다. 그 결과 정의선 회장의 개인 자산이 급속히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공정한 시장경쟁이 저해되고 총수 일가 사익 편취가 진행된 것으로 해석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후 공정위는 2021년에 대기업 그룹 중 총수 일가 지분이 20%를 초과하는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를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규제에 따라 정의선 회장은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해 현재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20%만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회심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사후관리) 부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두고, '현대글로비스'는 물류와 모듈 사업을 통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었다. 합병비율은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미미한 '현대모비스 사업부(분할 모비스)'의 가치는 낮게, 지분율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는 높게 정해졌다.

이렇게 되면 '현대모비스 주주'에는 불리하고 '현대글로비스 주주'에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된다.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오너 일가에게만 유리하게 결정되다 보니 나오는 폐단이다. 이런 기업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마법은 앞서 여러 대기업들이 활용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합병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국민연금도 합병안에 대한 반응이 떨떠름했다. 이렇게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결국 현대차그룹은 2018년 5월에 합병 포기를 발표했다. 지배권 승계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된 셈이다.

◆ 정의선 회장 지분율 높은 계열사 가치는?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권 승계작업은 계속해서 진행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승계작업의 큰 그림을 모르면 의도치 않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의 큰 그림을 이해하려면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그렇다면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는 어디일까? 당연히 오래 전부터 그룹 승계전략의 핵심기업이었던 '현대글로비스'가 20%로 가장 높은 편이다. 그 밖에 비상장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11.7%, 상장사인 현대오토에버가 7.3%로 높다.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을 통해 통한 기업 승계 전략은 2018년에 이미 실패로 끝났다. 앞으로 상법개정안 등으로 규제는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의 승계작업이 시간이 갈수록 험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가장 깔끔한 방법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토에버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이럴 경우 금산분리법에 따라 현대캐피탈 등이 문제될 수 있지만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이다.

현대모비스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27조원이다. 현재 최대주주 지분율(정의선ㆍ정몽구) 7.6%의 가치는 2조원에 불과하다. 만약 이를 안정적인 지분율 수준인 25%로 끌어올리려면 4조7000억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 게다가 향후 상속이벤트까지 발생될 경우 정몽구 회장 보유물량의 60%가 상속세라는 점에서 부담이 더욱 커진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글로비스(약 2조1000억원), 현대엔지니어링(약 3000억원), 현대오토에버(3000억원) 지분가치를 다 합쳐도 2조7000억원 수준이라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현대차(1조1000억원), 기아(6000억원)까지 합치면  4조4000억원까지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의 상속세까지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2022년의 IPO 무산은 아쉬운 부분이다. 2022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는 4조원이었으나 현재 장외시장 가치는 절반 가량 하락한 2조2000억원 수준이다.

◆ 최대 변수는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최대 변수는 미국 로봇 개발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을 통한 재원 확보다. 현대차그룹이 약 80%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이 중 정의선 회장 개인 물량이 21.9%로 지분가치가 상당히 크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는 추정 기관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10조원일 경우 정의선 회장 지분의 가치는 2조2000억원, 20조원이면 4조4000억원이 된다. 문제는 단기간에 나스닥 IPO(기업공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올 6월말까지 IPO가 진행되지 않으면 과거 소프트뱅크와의 풋옵션(매수청구권) 계약에 따라 오히려 20%의 잔여지분을 더 사들여야 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가 올라갈수록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승계 관련 작업이 수월해질 수 있다. 반면 향후 '보스턴다이내믹스' 가치가 하락할 경우 승계작업이 더욱 험난해질 가능성이 크다.

 ◆ 본질적인 의문…60% 상속세는 정당한가?

한국의 상속제도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은 최고 60%(최대주주 할증과세 포함)에 달하는 약탈적인 상속세가 공정한지에 대한 논란이다. 창업자가 자신의 자녀에게 회사를 상속하는 건 부당한 일일까?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허용되는 게 마땅하다.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상속세 부과는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60%의 약탈적인 상속세율이 계속 유지될 경우 앞으로 3대를 넘어가는 창업가 가문 경영인은 나오기 어렵다.

결국 미래에는 창업자 가문이라도 과다한 상속세율로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하게 된다. 이런 소수 지분으로 거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는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앞으로 미국처럼 직접 경영 대신 전문경영인을 통한 이사회 중심의 간접 경영이 활성화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은 고유의 기업 규제가 많은 편이라 미국과의 단순 비교는 어렵다. 또 현 정의선 회장은 경영 능력이 탁월하다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불합리한 상속세 제도로 창업가의 자녀가 역차별을 받는다면 한국에서 창업하기를 꺼리는 풍토가 자리잡을 위험이 크다.

우수한 기업과 인재들이 미국으로 떠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에서 균형감 있는 해결법을 내놓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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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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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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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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