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시했어야...조사 시작도 못해
2022년 조사서 보육비 21% 이상 상승
급식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돼
교육부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올해는 결과 발표가 어려울 것 "
100조 넘는 예산 받는 교육부, 3억 비용 때문에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연간 사교육비가 3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무상 보육 정책에 토대가 되는 국가 통계인 '2025년 표준 보육 비용' 조사를 예산 문제로 올해 발표하지 못할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 유치원'과 '초등 의대반' 유행과 같이 사교육이 저연령화되고 있지만 교육부가 대안 수립을 위한 기초 통계 조사도 시행하지 않는 등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 장애 아동 위한 보육비 산정도 누락…아동 교육 질 떨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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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바닥분수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30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교육부는 보건복지부 소관이었던 '표준 보육 비용' 조사를 지난해 6월 이관받아 올해 첫 발표를 앞두고 있었으나, 관련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결과 발표를 못하게 됐다.
표준 보육 비용은 영유아(만 0~5세)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비용을 뜻한다. 여기에는 장애아 같은 취약 계층에 있는 아동에 대한 보육 비용도 포함돼 있다. 이에 표준 보육 비용은 2013년부터 국가에서 공식 발표했다. 영유아 보육법에 따라 3년마다 조사 결과를 반드시 공표해야 한다.
100조원 넘는 예산이 배정된 교육부가 3억 원가량 드는 표준 보육 조사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기획재정부 등과 씨름하다가 조사를 시작조차 못했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표준 보육 비용 조사를 시작했어야 했지만 실시하지 않았다. 통상 표준 보육 비용 조사에는 최소 1년이 걸린다.
표준 보육 비용은 물가와 임금 상승분을 반영해 매년 보정해야 한다. 매년 바뀌는 실질 물가 같은 경제 상황을 반영해야 해서다.
즉 교육부는 2022년 표준 보육 비용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과 지난해 표준 보육 비용까지 조사해 이를 반영해 '2025년 표준 보육 비용'을 발표했어야 한다.
◆ 100조 넘는 예산 받는 교육부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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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전경. [사진=교육부] |
표준 보육 비용 조사 누락으로 임금 상승률과 같은 실질 물가가 반영되지 못해 아동을 위한 지원금이 제대로 산정되지 못해 실제 지원되야 할 금액보다 축소될 수 있다.
올해는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보육 비용이 3년 전보다 2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표준 보육 비용'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비는 3년 전인 2019년 대비 평균 21.3% 증가했다.
표준 보육 비용 조사에 관여했던 가명을 요청한 A 학자는 "보육 예산의 80%까지가 교사 경력에 따른 인건비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두 번째로 많은 것은 급식비로 아이들의 식단 부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경숙 한국어린이집총연합 회장은 "현행 보육료도 영유아 보육을 위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실질 물가 상승 폭이 반영된 수치 산정이 필수적"이라며 "영유아에게 질 높은 교육 환경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보육 인력의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표준 보육 비용 산정이 시급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교부한 보육비 지원금은 다른 통계도 참고한 액수"라며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조사 시작 시점을 정하지 못해 올해는 결과 발표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