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고팍스 암호화폐 예치서비스서 대규모 투자자 피해
바이낸스, 고팍스 인수 승인 논란…정치권 이슈로 확대
바이낸스의 미국 내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등에 보류, 최근 소송 마무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지난 2022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의 암호화폐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에서 대규모의 투자자 피해가 일어난 이른바 '고파이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결의 단초를 찾을지 주목된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의 중재를 기점으로 고파이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병덕 의원이 피해자 대표단과 금융위원회 관계자와 면담을 갖고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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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 뉴스핌, 고팍스) |
피해자들은 문제 해결책으로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금융당국이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당시 고팍스를 인수하면서 고파이 미지급금 상환 책임을 조건에 포함했지만,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가 지연되면서 상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파이 문제에 대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정보분석원은 그동안 미국 등에서 바이낸스가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불투명한 재무 및 사업 구조 리스크, 경영진 범죄 이력 등을 근거로 인수 승인을 그동안 보류했다. 바이낸스 경영진이 고팍스를 통해 한국에서도 자금세탁 등의 행위를 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고팍스는 자본잠식 상태로 지속적으로 부채 규모가 커져 사실상 자체 해결 능력을 상실했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오르면서 당시 600억원 대였던 피해금액은 어느새 1600억원이 됐다. 고팍스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낸스 외에 인수 시도가 있었지만, 부채 감축 요구로 합의되지 않았다. 규모에 비해 부채가 큰 회사 특성상 다른 시도도 없는 상태다.
남은 해결책은 바이낸스의 인수다. 이미 바이낸스는 고팍스의 지분 67.45%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당시 인수 후 고파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전체 고파이 채무의 25%를 선지급한 바 있다. 고팍스 측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인수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FIU의 보류 이유인 미국 내 문제도 트럼프 행정부 들어 다소 해소된 상황이다. 2023년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에 미등록 거래소 운영, 유가증권 관련 위반 등 13건의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2025년 이를 공식 취하했으며, 다시 동일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도록 마무리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우려됐던 상황이 해소돼 금융당국에 읍소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