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이체방크가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500여개 상장지수펀드(ETF)의 환 헤지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과 채권 매수에 나서더라도 외환 포지션 측면에서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달러 노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 외환 리서치의 글로벌 헤드인 조지 사라벨로스가 현지시간 15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ETF 가운데 환 헤지형 펀드의 자금 유입이, 헤지를 끼지 않은 ETF의 자금 유입을 압도하고 있다. 더구나 두 자금의 역전과 격차(역전폭) 확대는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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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헤지형 역외 ETF의 미국 자산시장 유입이 환 헤지를 끼지 않은 ETF 자금을 압도하고 있다. [사진=도이체방크] |
사라벨로스는 역외 포트폴리오 자금들의 미국 자산 매수에도 불구, 달러 약세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 주요 배경에는 이러한 환 헤지 움직임이 자리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다"며 "역외 투자자들은 미국 자산 매수를 재개했을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달러 환 위험 노출을 원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달러 헤지형 ETF를 통해 미국 자산에 투자한 외국인들의 경우 해당 ETF를 매수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금액의 달러를 매도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사라벨로스는 미국 주식으로 유입되는 전체 ETF 자금 가운데 이렇게 환 헤지를 한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80%가 넘는다고 했다. 미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ETF 자금 중 해당 비중은 절반(50%)을 차지한다.
그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하 덕분에 자산관리자들이 부담하는 헤지 비용은 더 저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자금들의 환 헤지(달러 매도 헤지) 설정이 비용 측면에서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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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6개국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 가치의 변동을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1월 고점에서 11% 넘게 하락했다 [사진=koyfin]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