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략기술에 50조 베팅
SDV·수소 생태계 본격 구축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앞세워 미래차 전환 속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차 등 이른바 그룹의 '3대 미래 축'을 중심으로 국내 전략 투자를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16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SDV·전동화·수소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만 50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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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엑스포대공원 APEC 경제전시장 내 한류·첨단미래산업관에 전시된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
신사업 투자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 투자' 성격이 짙다. AI 자율주행, AI 자율제조, AI 로보틱스, 전동화 및 SDV, 수소 에너지 등 향후 산업 판도를 좌우할 핵심 분야에 자금을 집중해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센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차량 주변 환경을 스스로 인지·판단해 주행을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드 투 엔드(End-to-End) 딥러닝 모델 기반의 'Atria(아트리아) AI'를 앞세워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42dot과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Motional)과의 협력을 통해 실제 서비스 구현을 가속화한다.
SDV 전환 전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기술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공개하며 차량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청사진을 제시했다.
SDV는 차량의 핵심 기능 대부분이 소프트웨어로 구현·제어되는 차를 의미한다. 주행 성능과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기능 등이 전자제어장치(ECU)와 차량용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무선(OTA)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스마트폰이 앱과 OS 업데이트로 기능을 추가·개선하듯, SDV는 차량 구매 이후에도 성능 향상과 맞춤형 기능 추가가 가능한 '업데이트되는 자동차'로의 전환을 이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하반기 차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중앙집중형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카(시험차)'를 선보이고, 기술 검증을 거쳐 양산차에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전동화 부문에서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한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과 라인업 다각화에 나선다. 특히 9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하는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 증주행 전동화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다양한 배터리의 설계·개발 역량을 고도화해 상품성과 안전성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연계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 투자를 강화해 그룹 전반의 전동화 경쟁력을 높인다.
수소 분야에서는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양산과 수소버스·수소트럭 개발을 통해 수소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분야 글로벌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 동시에 그룹사 역량을 동원해 수소 생산·공급·저장·활용 등 밸류체인 전 주기에 걸친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 수소 사회 조기 실현을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그린 에너지 생태계 강화를 위해 그린 수소 생산 핵심 기술인 수전해 설비 개발에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 규모의 PEM(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PEM 수전해기와 수소연료전지 부품 제조 시설을 국내에 갖춰 관련 장비·부품을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향후에는 정부·지자체 등과 협의를 통해 AI, 수소, 차량·인프라 간 통신(V2X) 등 현대차그룹의 핵심 신기술을 집약한 '수소 AI 신도시' 조성을 위한 투자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중장기 국내 투자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