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상 주가가 강세장을 연출하는 동시에 시장금리가 낮을 때 기업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게 마련이지만 올해는 이 같은 공식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우며 강한 상승 열기를 보인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에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한 5월 하순 이전까지 시장 금리가 저공비행했지만 M&A 실적은 저조했다.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높은 값에 M&A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M&A 규모는 49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에 비해 3% 늘어난 것이지만 2012년 2분기에 Q해서는 10% 줄어든 수치다.
바클레이스의 마크 워햄 M&A 헤드는 “기업 M&A가 활성화되는 데 필요한 전제 조건들이 대부분 갖춰진 상황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매우 부진하다”고 전했다.
JP 모간의 허난 크리스티나 글로벌 M&A 헤드는 “올해 M&A 시장은 대형 기업 인수 몇 건이 지배하고 있어 건수로 보면 더욱 부진하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북미 지역에서 발표된 기업 M&A는 2080억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 감소했다. 유럽 지역의 M&A는 7.8% 감소한 1270억달러를 기록했고, 아시아 역시 1200억달러로 9.8% 줄어들었다.
글로벌 주요 시장의 M&A가 감소한 데 따라 투자은행(IB)의 수입도 동반 감소했다. 컨설팅 업체 프리먼 앤 코에 따르면 2분기 IB의 수수료 수입은 20% 급감한 45억달러에 불과했다.
이는 연초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경기 회복이 뚜렷해지는 동시에 값싼 유동성이 뒷받침되면서 기업 M&A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법무법인 심슨 대처 앤 바틀렛의 리 메이어슨 M&A 그룹 헤드는 “주가 강세가 오히려 사모펀드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며 “현금 인수에 중점을 두는 투자자일수록 연초 이후 주가는 재무 측면에서 합리적이지 못한 측면이 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