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이 브라질 헤알화 급락을 초래한 가운데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인 핌코가 일격을 맞았다.
헤알화 표시 자산을 상당 규모로 보유한 데 따라 눈덩이 손실을 본 것.
연준의 양적완화(QE) 축소 움직임에 따른 이머징마켓의 혼란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핌코는 134억달러 규모의 이머징 로컬 본드 펀드에서 최근 3개월 사이 13.5%에 이르는 손실을 냈다.
지난 7월 현재 헤알화 표시 채권이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 데 따라 헤알화 급락으로 인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이 때문에 핌코의 펀드는 경쟁사 펀드에 비해 83% 언더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핌코가 매월 발표하는 상품 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헤알화 표시 자산의 비중이 12.3%를 기록했다. 이는 펀드에 편입한 투자 국가 가운데 최대 규모다.
헤알화 하락 뿐 아니라 브라질 현지 채권이 달러화 기준으로 28% 급락하면서 핌코가 운용하는 펀드의 손실을 더욱 확대했다.
핌코 펀드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2017년 만기 브라질 국채의 수익률은 최근 3개월 사이 254bp 폭등, 최근 11.88%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는 이머징마켓 국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씨티그룹의 루이스 코스타 채권 전략가는 “브라질이 이번 테이퍼링 충격에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등 펀더멘털 측면의 사안들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