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기대, 지배구조 투명화로 재평가 기대감도
[뉴스핌=정경환 기자] 이건희 회장의 건강 이상에도 삼성전자 수급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심리적인 요인으로 일시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겠으나 장기 펀더멘탈에 변화를 줄 만한 이슈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심장 시술을 받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363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708억 순매도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같은 기간 기관은 168억원 순매수에서 최근 이틀 간 1728억원 더 사들이며 매수 강도를 강화시켰다.
김지훈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외국인은 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사 왔고, 기관은 외국인이 사 주는 동안 팔아 왔다"며 "이달 들어서는 기관이 삼성전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주식을 사고 있는 것의 연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일시적인 영향은 있을 수 있겠으나, 현재로선 이 회장의 건강 문제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별 다른 영향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며 "이 회장 건강과는 별개로 지분 승계 작업은 정해진 스케쥴에 따라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이틀 간의 주가 상승의 원인도 오너 리스크보다는 지분 승계 이슈가 우선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원재 KDB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는 것은 오너 리스크(Owner Risk)보다는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분 승계 과정에서 세금 등으로 인한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일 수 있다"면서 "그에 따른 자사주 매입 기대가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면,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수급 향방에서도 오너 리스크 영향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 팀장은 "삼성전자는 종목 그 자체뿐만 아니라 한국 증시와도 연관시켜 봐야 하므로,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과 같이 움직일 것"이라며 "기관은 125만원 선에서는 저가 매수 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