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평균 거래액 3배 급증 수반
[뉴스핌=이고은 기자] 이란 증시가 지난 14일을 기준으로 한 최근 4주 간 18% 이상 급등하며 전 세계 증시 흐름을 역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주가 상승을 이끌었으며 제약주와 기술주도 강세를 보였다. 은행 부채를 비롯한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은 국제 기준에 비추어보았을때 아직 저평가되어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4주 만에 18.3% 오른 테헤란주가지수
이란에 대한 서방의 금융·경제 제재가 핵협상 타결로 해제되면서 이란 증시의 대표지수인 테헤란주가지수(TEDPIX)는 4주 간 18.3% 급등했다. 일평균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1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테헤란 종합주가지수 3개월 차트 <자료=테헤란증권거래소> |
이란 증시 상승을 이끈 일등 공신은 자동차주다. 이란 최대 자동차회사인 이란 호드로(Iran khodro)가 프랑스 자동차사인 푸조(Peugeot)와 50 대 50으로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자동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52%나 폭등했다. 제약주와 기술주도 강세를 보였고, 은행주와 석유화학주는 부진했다.
주식 매수세력의 대부분은 현지 소매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태지만, 해외 펀드의 유입은 활발했다. 가장 많은 외국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이란 투자그룹 터콰이즈(Turquosie) 파트너의 최고경영자는 지난 석 달 간 1000만-2000만달러가 유입됐으며, 총 운용금액은 약 1억달러정도가 된다고 추산했다.
◆ 테헤란, 위험 요인 많아도 저평가 매력
이란 증시는 여전히 위험요인들이 존재한다.
일부 이란 기업과 산업 분야는 서방의 경제 제재 해제로 인해 경쟁에 노출되어 오히려 타격을 입었다. 르네상스 캐피탈은 상대적으로 값이 싼 금속 수출이 늘어나면서 철강 생산회사들의 이윤 폭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란 시장의 불안정성도 위험요인으로 보고있다. 이란 경제는 현재 제로에 가까운 성장률과 10%를 넘는 실업률로 고전하고 있다. 산처럼 쌓인 은행 부채와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뉘어진 정치적 갈등도 위험 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보수성향의 나심(Nassim) 통신사는 논평을 통해 "현재 테헤란 증시는 글로벌 시장상황을 무시하고 있으며, 확신 부족과 자금 이탈로 결국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어떤 변수 아래서도 이란의 증시 상승을 강력하게 이끄는 요인들이 있다.
다양한 기업가치평가방법을 적용해봤을 때, 이란 주식의 실적 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은 국제 기준에 비추어보았을때 아직 저평가되어있다는 것이다.
현재 시장은 올해 예상 기업 이익의 7배에서 7.5배 수준(PER)에서 거래되고 있다. 물론 이는 이란 증시의 장기 평균인 6배보다 높지만, '프론티어마켓'의 11배보다는 낮은 수준. 이란이 글로벌 경제의 일부가 되었으니, 밸류에이션은 국제 수준과 비슷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은행의 낮은 예금 이율도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제재 시기에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화폐가치 하락으로 예금이자가 올라갔으나, 제재가 해제되면서 당국이 이자 수준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 6개월 후 경제제재 해제 효과 등장할 것
또 일부 위험요인이 존재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이란이 장기 경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데에 내기를 걸고있다. 이란이 세계 각국과 관계를 재건하고 해외 자본과 기술을 유치한다면 장기 경제 호황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란 그리폰(griffon) 캐피탈의 맬라유리(malayeri) 자산운용사는 "이란 경제제재 해제의 실질적인 효과는 6개월에서 12개월 후에 기업 실적에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현재 실적은 무시하고 있다. 기업 실적 성장은 2017년에서 2018년 사이에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이 수년간 연간 5-6% 상승할 것으로 보고있다. 맬라유리 자산운용사는 이란의 기업 실적이 연간 15%~25% 늘어나고, 배당수익은 12% 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