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보도…"개인 기업 활동 장려하는 조치"
"北 근로자·사업자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
경제난 심각...시장경제시스템 일부 도입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북한이 최근 국영 근로자들을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파견하는 것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3일(현지시각)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공장 기업들의 인력을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장에 파견하고 여기서 얻어지는 임금으로 공장 운영자금과 노동자 월급에 충당한다"고 보도했다.
국영 공장 노동자를 개인 업주에게 파견하는 행위는 앞서 김정일 정권부터 금지되었던 사항으로 이번 조치는 북한 내에서도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여명 신도시.<사진=노동신문 캡쳐> |
소식통은 "최근 개인 물주가 운영하는 대동강 모래 채취장에 수십 명의 인근 공장 노동자들이 파견돼 일한다"며 "이 모래 채취장은 원래 다른 지역 주민들이 일용직으로 고용됐었지만 얼마 전 물주가 이들을 모두 내보내고 국영공장 인력을 새로 고용해 모래를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사기업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이지만 비공식적인 시장이나 '8.3 제도'(국영기업에 등록 후 일정 액수를 나라에 바치는 제도) 등을 통해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어 "최근 중앙에서 자재와 전기 부족으로 가동을 멈춘 국영 공장들이 소속 근로자들을 개인 사업장에 보내 돈을 벌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공장 기업들의 활로가 트였다"며 "이 같은 지시에 따라 공장 지배인은 물주들이 운영하는 공장이나 사업장에 소속 노동자를 보내 돈벌이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받는 임금의 10%를 공장운영자금에 보태고 나머지는 근로자들의 월급으로 돌려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개인사업자들이 국영공장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며 "하지만 개인업주가 주민을 직접 고용하는 것을 금지한 중앙(김정일)의 방침이 나오면서 중단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국영공장 노력을 사기업에 파견하는 것은 엄하게 금지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 국영공장과 개인업주 간의 노동력 거래를 인정한 것은 사실상 개인의 기업활동을 장려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노동자들 처지에서도 개인 물주들로부터 시장가격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어 생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개인 물주들 역시 노동력을 고용하는데 당국의 지나친 통제를 벗어날 수 있고 개별주민들과 각각 노동계약을 맺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등 안정된 노동력을 보장받을 수 있어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