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이달 초 랠리 이후 가파른 '내리막'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과 관련해 사우디에 대한 제재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국제 석유시장만큼은 미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23일(현지시각) CNBC가 보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카슈끄지 사태 인한 혼란으로 사우디가 석유 생산을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으며, 이달 유가 랠리에 이은 차익 실현과 리스크 자산 선호 축소로 인한 매도 등이 유가를 오히려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3달러(4.2%) 내린 66.43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은 3.39달러(4.3%) 하락한 76.44달러를 기록했다.
카슈끄지 암살과 관련해 사우디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3주 전 4년래 최고치로 올랐던 유가는 이후 가파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유가 랠리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선물이 너무 빠르게 많이 올랐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개스버디닷컴 선임 석유 애널리스트 댄 맥티그는 “석유 시장이 상당히 중립 내지는 어느 정도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면서 “시장이 (랠리에 이어)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타마르 에스너 나스닥 에너지 분석가는 지난 2주간의 하락세가 반드시 석유 시장 약세장 판단을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다만 트레이더들이 리스크 자산을 정리하고 올해 강력한 상승세를 보였던 원유 선물에서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결과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펀더멘털 차원에서 보면 석유시장은 단기로는 공급 과잉이지만 내년 초에는 공급 부족 상황이 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면서 “수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유 시장 강세를 예상하긴 그렇지만 그렇다고 유가가 계속 밀릴 것이란 확신을 갖기도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