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수출규제로 제3국 영향 받는 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
[편집자] 한국경제가 일찍이 경험 못한 대외악재 속에 놓여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일본 수출규제까지 덮쳐 수출과 내수 모두 힘든 상황입니다. 경제는 물론 정치·사회 분야에서도 위기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도 해법은 있다'는 믿음으로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핌이 '첩첩산중 한국경제! 어떻게 돌파할까'라는 주제로 경제진단 대토론회를 진행합니다. 국회 사무처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함께 합니다. 대토론을 위해 뉴스핌은 전자, 자동차, 기계, 유통, 게임, 금융, 보험, 카드, 증권, 부동산 등의 최고경영자(CEO) 239명에게 묻는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CEO들의 진단과 희망, 그리고 해법을 총 5편에 걸쳐 소개합니다.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빠진 가운데, CEO들의 절반 이상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안에 끝날 것이라고 보는 의견과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의견은 소수에 그쳤다. 향후 양국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뉴스핌이 대기업, 중견기업, 금융사, 증권사, 부동산, 유통사 등 239개사의 CEO를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한국경제 긴급진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본의 수출규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해 응답자의 61%가 "내년(202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 외에 14%가 앞으로 초단기(3개월) 정도인 12월까지로 예상하고, 17%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기타 의견은 6%로 “우리 정부 대응에 달렸다”(1%), “2020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0.4%) 등이 제시됐다.
앞으로 3개월과 내년까지 등 수출규제가 1년 이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비율을 합산하면 전체의 4분의 3(75%)으로, 기업인들 사이에서 수출 규제가 장기전으로 치닫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대해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상태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얼마동안 지속될 것 같다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수출 규제가) 진행은 될 것이지만, 일본은 '금수'라고 얘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절차를 잘 지킬 경우 수출 허가를 내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국제적인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일본 역시 이를 의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 차질을 빚어 이로 인해 제3국이 영향을 받는 상황까지는 일본도 만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풀리거나 완화되는 신호로 '불화수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불화수소는 수출규제 세 품목 가운데 가장 위험성이 높아 오래 재고로 쌓아둘 수 없기 때문에 수출 허가를 내줄 것인가에 대한 테스트가 될 수 있다"며 "나머지는 불화수소의 수출 허가를 따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일관계가 추가로 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유로는 "상황 악화 시 양국 모두 득보다 실이 더 크다", "양측이 경제적 피해, 정치적 부담으로 어느 시점에 원만한 해결을 시도할 것", "일본 도쿄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국제 여론과 지방도시 관광객 감소에 대한 대응조치가 나올 것" 등을 제시했다.
goeun@newspim.com